수수료 의존 구조 속 거래소 4분기 실적 부담 확대
코인원, 거래 위축 국면 속 점유율 확대로 선방 가능성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위축이 심화되며 거래소들의 실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일일 거래량은 올해 처음 1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4분기 거래량은 올해 최저였던 2분기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거래소 매출의 대부분이 수수료에 의존하는 구조상 거래 감소는 실적 둔화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더블록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들어 이날까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누적 거래량은 2510억 달러를 기록했다. 코인게코 집계 기준으로 14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일일 거래량이 9억3778만 달러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밑돌았다. 이는 올해 거래량 최고치였던 2월 4일의 181억5111만 달러와 비교하면 약 95%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거래가 가장 부진했던 2분기 국내 전체 거래량은 2900억 달러였는데, 최근 거래 감소 흐름을 감안하면 4분기 거래량 역시 2분기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 부진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4분기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거래소의 매출 대부분이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수수료 수익은 전체 매출의 97.9%, 빗썸은 98.4%를 차지했다.
실제로 점유율 기준 1위 두나무는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1분기에 연중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거래가 위축됐던 2분기에는 최저 매출을 기록했다. 2위 거래소 빗썸의 경우 2분기 매출이 가장 낮았고, 1분기와 3분기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3분기 거래량이 1분기 다음으로 많았던 데다, 빗썸의 3분기 평균 거래 점유율이 1분기 대비 약 5%포인트(p)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거래량 감소가 이어지면 수수료 비중이 높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적 악화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적 둔화는 순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기업가치 산정에 적용되는 멀티플 축소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을 앞둔 두나무와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빗썸의 경우, 최근 거래 부진이 기업가치 평가 과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거래소는 매출 구조 다변화를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두나무는 내년 1월까지 경력 개발자 50명 이상을 채용해 업비트와 증권플러스 등 주요 서비스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웹3.0 인프라 브랜드 ‘기와(GIWA)’와 법인 대상 수탁 서비스 ‘업비트 커스터디’ 등 핵심 기술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빗썸 역시 기관 수요 확보에 나서는 한편,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로부터의 시세 조회 수수료 등 수수료 외 기타 매출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한편, 위 거래소 코인원은 거래량 감소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실적 방어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인원의 평균 거래 점유율은 1분기 1.92%, 2분기 2.29%, 3분기 2.24%, 4분기 2.81%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전날에는 올해 처음으로 일일 점유율 8%를 넘기며 이달 평균 점유율 4.7%를 기록했다. 2~3%대에 머물렀던 점유율이 최근 각종 이벤트와 거래 유입 정책을 통해 눈에 띄게 확대됐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