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제도에 직접적 수혜 예상

합성니코틴이 담배사업법상 ‘담배’의 범주에 들면서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이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 기존 저가 제품 중심 시장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기업들이 뛰어들 공산이 커졌다. 업계는 이미 시장 출사표를 던진 BAT로스만스(BAT)를 비롯해 국내 주요 기업의 전략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4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최근 개정된 담배사업법으로 합성니코틴도 담배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합성니코틴을 사용하는 액상형 전자담배에도 기존 담배와 동일한 세금을 부과하고 판매 채널을 규제한다. 이로 인해 그동안 법적 근거가 불명확해 편의점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망 진입이 제한됐던 합성니코틴 제품의 판매망이 크게 변화할 수 있다.
이번 법 개정으로 BAT가 반사이익을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주요 담배사 중 천연니코틴과 합성니코틴 기반 전자담배 제품을 동시에 보유한 곳은 BAT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세금이 부과되지 않은 저가 합성니코틴 액상이 중국산 일회용 제품 중심으로 급속히 확장해왔다. 판매자 대부분이 소상공인 구조였지만, 이번 개정으로 동일 과세가 적용되면 가격 경쟁력 기반의 시장 지형이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BAT는 이미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확대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BAT는 2023년 한국에서 아시아 최초로 천연니코틴 기반 브랜드 ‘뷰즈(Vuse)’를 출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뷰즈 고 2mL △뷰즈 고 박스 6mL △뷰즈 고 슬림 2mL 등 3종 라인업을 갖췄고 글로벌 시장에선 미국 등 59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합성니코틴 기반 ‘노마드(Nomad)’도 국내 법 개정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기존 합성니코틴 관련 규제가 미비해 편의점 판매가 불가능했지만, 담배사업법 개정에 따라 편의점·마트 등 주요 오프라인 담배 판매처로 유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BAT 입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 확장과 판로 확대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현재 BAT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3위로, 연초 담배 점유율 역시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확대는 BAT의 국내 사업 전략에서 중요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BAT 외엔 사실 별다른 경쟁자가 없는 것도 이점이다. KT&G는 2019년 ‘릴 베이퍼’, 2020년 쥴랩스의 ‘쥴’을 연달아 출시했지만, 폐 손상 및 사망 사례 등 논란으로 정부가 사용 중단을 권고하면서 모두 철수했다.
현재 국내 전자담배 시장은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KT&G ‘릴’ 등 궐련형이 대세다. 양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약 90%에 달한다. 합성니코틴 시장에 대한 규제가 도입되면서 업계는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KT&G, 필립모리스 등 주요 담배사들이 신제품을 개발해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 다시금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규제 명확화로 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기존 저가 제품 중심의 경쟁 구도가 약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