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양시장을 바라보는 주택사업자들의 시각이 크게 악화했다. '10·15 부동산 대책'의 여파와 일부 지역의 공급과잉, 미분양 적체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2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가 5.8포인트(p) 하락한 66.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5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2023년 12월(61.5)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높으면 분양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업자가 많다는 뜻이고 낮으면 그 반대다.
주산연은 "고강도 수요규제로 수도권 분양시장이 잠잠한 가운데 지역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한 결과로 보인다"며 "10·15 대책 이후 지방 부동산 거래량이 다소 증가했으나 미분양 주택도 계속 늘고 있어 분양시장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은 6.2p 내린 67.1을 나타냈다. 서울(84.8→81.8) 3p 떨어졌고 경기(69.7→71.4)는 1.7p 올랐다. 서울은 10·15 대책으로 집값 상승 폭이 줄고 대출금리가 오른 게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규제지역 인접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소폭 상승했다.
인천(65.2→48.0)은 17.2p 하락했다.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말까지 추가로 9000가구 신규 분양이 예정돼 공급과잉 우려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비수도권은 5.8p 내린 66.1을 기록했다. 울산(71.4→85.7)이 크게 상승했고 대전 (92.3→93.8)과 세종(83.3→84.6)은 소폭 상승했다. 광주(71.4→44.4)와 제주(64.3→50.0), 경북(83.3→69.2), 충남(75.0→61.5), 대구 (86.4→75.0), 전북(66.7→60.0), 부산(80.0→75.0), 경남(71.4→66.7), 강원(55.6→54.5)은 하락했다. 충북(55.6p)과 전남(50.0p)은 변동이 없었다.
주산연은 "올해 건설투자가 8.7% 역성장하고 입주예정 물량은 내후년까지 감소할 전망"이라며 "이런 공급 부족이 분양수요 위축과 맞물려 심화하면 집값 상승을 초래할 수 있어 분양시장 회복과 공급 기반 확충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1.6p 오른 101.6으로 조사됐다. 고환율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시장 금리가 높아진 영향이다.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84.4로 4.7p 올랐다. 건설사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만기 연장, 사업 재구조화 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내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3.1p 오른 101.6을 나타냈다.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