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에그타르트’부터 일본 ‘카스테라’까지⋯세계를 홀린 ‘계란’의 맛 [에그리씽]

입력 2025-1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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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식품’으로 불리는 계란이 저속노화 시대, 차세대 건강식품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손쉬운 조리법, 풍부한 영양 성분으로 인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적합한 건강 식단의 핵심 재료다. 이렇게 효능이 큰 계란을 둘러싼 오해와 잘못된 상식도 많다.
본지는 계란에 대한 모든 것(Egg+Everything)을 주제로 한 코너 ‘에그리씽’을 연재한다. 국내 최초 계란 식품·산업·웰니스를 아우르는 대형 계란 박람회 ‘에그테크 코리아 2025(EggTech Korea 2025)’에선 이 코너에서 미처 풀어내지 못한 계란의 신세계를 더욱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행사는 12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 간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린다.<편집자주>

▲포르투갈 계란 디저트 '에그타르트' 모습. (픽사베이)
▲포르투갈 계란 디저트 '에그타르트' 모습. (픽사베이)

계란은 우리네 식탁 위에선 요리보다 반찬에 가깝다. 하지만 미식(美食)의 세계, 특히 디저트의 영역으로 넘어오면 계란은 핵심 중의 핵심이다. 밀가루 반죽을 부풀리고 크림의 질감을 완성하며 사실상 모든 디저트의 주인공이 바로 계란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각국의 대표 계란 디저트들을 조명해 본다.

먼저 이름부터 계란이 들어가는 '에그타르트(파스텔 드 나타)'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디저트다. 바삭한 페스트리 속에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이 가득 찬 이 디저트의 탄생 비화에는 흥미로운 역사가 숨어 있다.

18세기 포르투갈의 제로니무스 수도원에서는 제복에 풀을 먹이기 위해 계란 흰자를 대량으로 사용했다. 자연스레 엄청난 양의 노른자가 남게 됐고, 이를 버리지 않고 활용하기 위해 연구하던 수녀들이 만들어낸 것이 바로 에그타르트다. 계란 노른자는 크림에 풍미와 함께 특유의 쫀득한 질감을 부여한다. 고온에서 구워내 윗부분이 살짝 그을린 먹음직스러운 모습 역시 노른자와 설탕의 조화가 만들어낸 예술이다.

대표적인 미식 국가 프랑스 제과 기술의 핵심 중 하나는 계란 흰자 거품을 단단하게 올린 ‘머랭(Meringue)’이다. 노른자가 묵직한 맛을 담당한다면,흰자는 공기와 만나 가벼움의 미학을 선사한다. 계란 흰자의 단백질은 물리적인 힘을 가하면 공기를 머금어 거품을 형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머랭을 활용한 대표적인 디저트는 달콤하고 가벼운 식감의 머랭 쿠키를 들 수 있다.

또 쫀득한 식감과 화려한 색감으로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마카롱 껍질 역시 계란 흰자를 베이스로 한다. 밀가루 없이 아몬드 가루와 계란 흰자만으로 부풀어 오른 마카롱 껍질의 바삭함과 고소함은 독보적이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저트 티라미수(Tiramisu)는 ‘나를 들어 올리다(기분을 좋게 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티라미수의 맛을 결정짓는 핵심은 마스카포네 치즈지만 그 치즈의 맛을 극대화하고 크림의 농도를 잡는 숨은 공신은 ‘자바이오네(Zabaglione)’다. 자바이오네는 계란 노른자에 설탕과 스위트 와인을 섞어 중탕으로 거품을 낸 소스다. 이 소스가 들어가야만 티라미수 특유의 노란빛이 감도는 크림과 깊고 진한 맛이 완성된다. 생크림만으로는 낼 수 없는 묵직한 식감은 선한 계란 노른자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아시아 대표 계란 디저트는 일본 나가사키 카스테라를 꼽을 수 있다. 서양 케이크와 달리 버터나 오일 같은 유지류가 거의 들어가지 않지만 촉촉하고 탄탄한 식감을 보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계란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카스테라는 밀가루, 설탕, 그리고 다량의 계란을 섞어 만든다. 노른자의 비율을 높여 특유의 진한 황금빛을 내고, 흰자의 거품으로 빵을 부풀린다. 재료가 단순할수록 원재료의 맛이 중요한데 카스테라야말로 계란 본연의 고소한 맛과 향을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디저트인 셈이다.

▲프랑스 디저트 '머랭 쿠키' 모습. (픽사베이)
▲프랑스 디저트 '머랭 쿠키' 모습. (픽사베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계란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디저트에 공통으로 쓰인다.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계란은 연간 약 1조7000억 개에 달한다. 이를 환산하면 하루 평균 46억 개 이상의 계란이 인류의 식탁 위에 오르는 셈이다.

특히 디저트의 역사에서 계란의 등장은 고대 로마 시대부터 찾아볼 수 있다. 로마 때 기록에는 우유와 꿀, 계란을 섞은 디저트 레시피가 기록돼 있어 현대 커스터드류의 원형 가운데 하나로 자주 언급된다. 이렇듯 기원 전 로마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계란은 수천 년간 인류의 ‘단맛’을 책임지는 대체 불가능한 식재료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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