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저탄소 철강 등 협력 논의

탈탄소 전환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 중인 가운데, 서호주 에너지 장관이 한국을 찾아 국내 주요 기업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포스코와 삼성물산, LX인터내셔널 등과의 실무 면담이 예고돼 양측의 전략적 협업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8일 서호주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앰버-제이드 샌더슨 서호주 에너지 장관은 8~12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서호주의 청정에너지와 첨단 제조업 역량을 소개하고, 한국과 서호주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샌더슨 장관은 방한 기간 포스코와 삼성물산, LX인터내셔널 등 서호주와 협력 이력이 깊은 주요 국내 기업을 만난다. 다만 헤드테이블 중심의 회의가 아닌, 실무부서 간 현황 공유 성격의 만남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의 주요 의제에는 서호주의 에너지 전환 정책 공유를 비롯해 배터리 제조와 저탄소 철강, 송전 인프라 개발 분야에서의 투자 및 협력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서호주는 남한의 25배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과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지역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을 연간 5만5000t 생산하는 세계 최대 생산지이자 코발트, 희토류, 니켈, 망간 등도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에 포스코는 서호주 프로젝트를 맡은 실무부서 원료실에서 면담할 예정이다. 포스코 그룹은 1971년 호주산 철광석 공급을 시작으로 호주와 가장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온 기업으로 꼽힌다. 2010년에는 서호주 필바라 지역의 로이힐 광산에 투자해 포스코가 1년간 사용하는 철광석의 20% 이상을 공급받고 있다.
최근에는 포스코홀딩스가 호주 대표 광산기업 미네랄 리소스가 서호주에 운영 중인 워지나 광산과 마운트 마리온 광산으로부터 27만t(톤)의 리튬 정광을 확보하기로 했다. 5월에는 서호주 퍼스에 호주핵심자원연구소를 열고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와 관련한 원료 및 탄소 저감 기술 등도 연구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LX인터내셔널도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을 위해 에너지 담당 사업부 등 부서 실무진이 샌더슨 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북미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삼성물산은 최근 사업 포트폴리오를 호주로 확대하고 있다. 현재는 호주 퀸즐랜드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추진 중인데, 이번 면담을 계기로 향후 서호주 지역으로 청정에너지 사업을 본격 확대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LX인터내셔널 역시 퍼스에 호주개발법인 사무소를 두고 이차전지 소재 개발 사업 등 다양한 사업 기회를 검토하고 있어 이번 면담 후 협력 확대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서호주정부 측은 “미팅이 예정된 구체적인 사업부와 참석자 구성은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방한은 지난해 9월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가 서호주 정부와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기반으로 추진됐다. 이 MOU는 청정에너지, 핵심 광물, 재생 수소, 산업 탈탄소화 등 양측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은 중국, 일본에 이어 서호주의 세 번째로 큰 교역 파트너다 2021~2022년 양국 간 교역액은 총 187억 호주 달러(약 17조9914억 원)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