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D램 1위 탈환 눈앞…범용 가격 폭등에 실적 ‘퀀텀점프’

범용 D램 가격 8개월 새 6배↑…삼성, 최대 생산능력 강점
DS부문 영업이익 15조원 전망…전년 대비 400% 넘게 급증
HBM 회복·낸드 강세까지 겹호재…시장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삼성전자가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 1위 자리를 무난히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 폭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분기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18조원을 넘어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고, 이 가운데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약 15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분기 대비 166%, 전년 대비 422% 증가한 규모다.

삼성전자는 올해 1·2분기 SK하이닉스에 33년 만에 D램 1위 자리를 내줬다. 특히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에서 밀린 영향이 컸다. 그러나 3분기 들어 HBM 사업이 정상화되면서 양사 격차는 빠르게 좁혀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33.2%, 삼성전자 32.6%, 마이크론 25.7%로, 2분기 6%포인트였던 격차가 0.6%포인트까지 줄었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4분기 시장 판도 변화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라고 평가한다. 특히 최근 범용 메모리 가격이 역사적 급등세를 보이며 삼성전자 실적 개선폭을 크게 키웠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집계에 따르면 11월 PC용 범용 DDR4 8Gb(1Gx8) 고정거래가격은 8.1달러로 전달 대비 15.7% 상승했다. 평균 가격이 8달러를 넘은 것은 2018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3월 1.35달러에서 출발해 8개월 만에 6배 올랐다.

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구형 제품 공급이 줄고, 범용 D램·HBM·낸드 등 메모리 전반의 가격 상승을 촉발한 결과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45∼50%, 전체 D램 가격은 50∼5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메모리 3사 가운데 가장 큰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범용 D램 비중도 높아 가격 상승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46%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의 D램 영업이익률이 53%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쟁 구도 변화도 삼성전자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이크론이 내년 2월부터 소비자용 메모리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부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해당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 폭이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낸드플래시 시장도 강세다. AI 서버용 SSD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성능 트리플레벨셀(TLC)과 쿼드레벨셀(QLC) 제품 중심으로 가격이 뛰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낸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20∼2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AI·클라우드 투자가 가속하는 가운데 메모리 가격 전반이 동반 상승하면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