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이달 15일ㆍHD현대는 내년 1월 실사 진행 예정
대산 NCC 통폐합·8000억 유증·영구채 지원 안건 논의

한국산업은행과 채권단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1차 자율협의회를 종료했다. 양사 모두 구조혁신이라는 큰 방향성에는 동의했으나 본격적인 실사(Due Diligence) 일정은 각 사의 상황에 맞춰 시차를 두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협의회 결과 롯데케미칼은 이달 중, HD현대케미칼은 내년 1월 중 채권단 실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채권단 내부 검토를 거쳐 오는 15일경 서면 결의가 이뤄지면 곧바로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실사 기간 채권 행사를 유예하는 '스탠드스틸(Stand-still)' 조치도 병행된다.
HD현대케미칼은 롯데케미칼보다 다소 늦은 내년 1월 중 실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HD현대 측 실사 일정은 아직 유동적이나 롯데케미칼과의 합작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내년 1월 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실사를 거쳐 사업재편 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회사·모회사의 자구계획과 채권단의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이르면 내년 2월께 최종 금융지원 방안이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양사가 제시한 자구안과 금융지원 요청 사항이 핵심 안건으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양사는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 내 NCC(나프타분해설비)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각각 4000억 원씩 총 8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는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시했다.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채권단에는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전환을 위한 신규 자금 지원과 영구채 발행 지원 등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채권단에 따르면 이날 구체적인 신규 지원 금액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회의는 산은이 전일 양사로부터 접수한 금융지원 신청서를 토대로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개최됐다. 현장에는 주채권은행인 산은을 비롯해 신한·NH농협·우리·IBK기업은행 등 1금융권 채권기관 10여 곳의 실무진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을 위해 채권단 자율협의회가 소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사실상 사업재편 '1호 케이스'인 만큼 금융권 안팎의 주목도가 높다.
채권단은 향후 진행될 실사를 통해 자구 계획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구체적인 지원 규모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번 1차 협의회 안건에 대한 최종 승인은 서면 결의로 진행된다. 각 채권기관은 내부 투자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내주 중 산은에 동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안건이 가결되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사업재편 계획 승인이 완료되면, 채권단과 기업은 최종적으로 '구조혁신 약정'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이행 단계에 진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