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 +15.7조·금융보험업 급증…제조업 둔화
부동산업 -1.4조…비우량대출 상각 지속
운전자금 중심 수요 확대…은행권만 20조 이상 증가

제조업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서비스업 대출 증가가 산업 전반의 자금 수요를 견인했다. 올해 3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대출금이 다시 크게 늘며 기업 자금수요가 살아나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이 5일 공개한 '3분기 말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잠정)'에 따르면 산업별대출금 잔액은 2014조1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0조2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폭은 2분기 14조5000억 원에서 크게 확대됐다.
김민수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며 증가 폭이 확대됐다"며, "시설자금도 제조업은 둔화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대출 증가액은 4조1000억 원에 그치며 전분기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반도체 설비투자 지원 프로그램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자금 수요가 둔화됐다.
반면 서비스업은 15조7000억 원 증가하며 증가폭이 전분기(7조2000억 원)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특히 금융·보험업이 9조6000억 원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부동산 부실대출 매입을 위한 자산관리회사 자금 조달 등이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업은 1조4000억 원 감소하며 3분기 연속 줄었다. 지방 부동산시장 부진과 준공 후 미분양 지속에 따른 비우량대출 상각 영향이 이어진 결과다.
김민수 팀장은 "부동산업 대출은 3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이는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흐름은 아니다"라며, "과거에도 2분기 연속 감소 사례가 있었고, 최근 감소는 구조조정과 부실채권 상각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자금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이 13조6000억 원 증가하며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시설자금도 6조6000억 원 늘어 전분기보다 증가세가 강화됐다. 서비스업 중심의 운전자금 수요 확대가 뚜렷하다.
업권별로는 예금은행 대출이 20조4000억 원 늘며 증가세를 주도한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3000억 원 감소로 돌아섰다.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은행권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제외), 개인사업자 모두 대출 증가폭이 확대됐다. 특히 중소기업은 10조3000억 원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시계열로 보면 증가폭 확대는 올해 들어 뚜렷하다. 산업별대출금 증가액은 1분기 17조3000억 원에서 2분기 14조5000억 원, 3분기 20조2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서비스업이 흐름을 이끌며 제조업과의 격차도 다시 벌어졌다.
다만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3분기 2.8%로 소폭 반등했으나, 지난해(4%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경기 회복이 아직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