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무섭네요"⋯뜨거운 '나노 바나나', 어느 정도길래 [이슈크래커]

입력 2025-12-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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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사진을 제미나이 3 프로를 통해 키링, 인형으로 생성한 이미지. (출처=제미나이 3 프로) 2
▲강아지 사진을 제미나이 3 프로를 통해 키링, 인형으로 생성한 이미지. (출처=제미나이 3 프로) 2

기술 발전 속도가… 무서울 정도네요.

최근 온라인상에서 이 같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지 속 인물이 실제 사람인지, 아니면 인공지능(AI) 모델이 생성한 결과물인지 도통 구분이 안 간다는 이야기입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AI로 생성한 이미지들이 줄지어 공유되고 있습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프롬프트까지 관심을 얻고 있는데요. 특정 프롬프트가 활발히 공유되면서 작은 유행이 시작되기도 합니다. 포토그래퍼가 옆에서 계속 보정을 도와주는 것처럼 더 완벽한 결과물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면서, 이용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아지는 중이죠.

이는 세계 각지에서 사랑받고 있는 '나노 바나나'의 프로 버전 출시에 따른 움직임입니다. 흥미로운 건 나노 바나나의 등장으로 이미지 생성 도구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경쟁사가 '코드 레드'를 선언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는 겁니다.

▲구글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새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편집 도구 '나노 바나나 프로'를 이용해 원본 사진(왼쪽)의 영문을 한국어로 바꾼 결과물. (사진제공=구글)
▲구글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공개한 새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편집 도구 '나노 바나나 프로'를 이용해 원본 사진(왼쪽)의 영문을 한국어로 바꾼 결과물. (사진제공=구글)

"최종_최종_진짜 최종"…거듭 수정해도 '일관성' 유지

나노 바나나는 구글이 개발한 AI 이미지 생성 모델입니다. 8월 세간에 알려지자마자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조작이 간편한 데다가 생성 속도도 빠른데, 이미지 품질과 정확도까지 우수했던 겁니다. 당시 적지 않은 이용자들은 '오픈AI의 기술을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호평을 보냈죠. AI의 원조였다가 후발 주자로 뒤처졌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은 구글이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었습니다.

기대는 현실이 됐습니다. 구글은 지난달 역대 가장 똑똑한 AI 모델로 알려진 '제미나이 3 프로'와 이를 기반으로 한 '나노 바나나 프로'를 출시했습니다.

나노 바나나 프로는 텍스트로 이뤄진 프롬프트나 이미지를 기반으로 고품질의 이미지를 생성하고 자연스럽게 이미지를 편집할 수 있는데요. 특히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도 같은 캐릭터·인물의 일관성 유지와 포즈, 스타일 변경까지 자유롭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텍스트 렌더링 기능까지 강화되면서 이미지 속 문구를 왜곡하는 현상이 기존 대비 크게 줄어들었는데요. 광고 문구나 포스터의 긴 문장을 이미지에 직접 넣을 때도 폰트가 깨지지 않고, 한국어를 포함한 다양한 언어 생성, 번역 기능까지 개선됐죠.

구글이기에 가능한 치트키도 있습니다. 선택적으로 구글 검색과 연결되면서 지도나 생물학 도표, 통계 자료 등 실제 정보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를 자동 생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출처=제미나이 3 프로)
▲(출처=제미나이 3 프로)

"3D 미니어처 만들어줘"…지금 유행하는 프롬프트는?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나노 바나나 프롬프트들이 공유되면서 일종의 놀이 문화도 형성됐습니다. X, 스레드 등 SNS에서는 특정 프롬프트를 입력해 나온 결과물을 공유, 소통하는 이들이 숱한데요. 최근 유행한 프롬프트 중 하나는 '도시 미니어처'입니다. 원하는 도시를 3D 미니어처처럼 연출할 수 있고, 현재 기온까지 적용하면서 생동감을 더할 수 있죠.

인기를 끄는 프롬프트 예를 들어보자면 이런 식입니다. '강남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와 건축 요소들을 포함한, 45° 탑다운 아이소메트릭 스타일의 미니어처 3D 카툰 장면을 선명하게 표현해줘. 부드럽고 정교한 텍스처, 현실적인 PBR 머티리얼, 그리고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빛과 그림자를 사용해줘. 현재 날씨 정보를 도시 환경 속에 직접 반영해 몰입감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 전체 구성은 깔끔하고 미니멀하게, 부드러운 단색 배경을 사용해줘. 상단 중앙에는 큰 볼드체로 "강남구" 글씨를 배치하고, 그 아래에 날씨 아이콘, 그 아래에 날짜(작은 크기 글씨)와 기온(중간 크기 글씨)을 넣어줘. 모든 텍스트는 중앙 정렬하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건물 상단과 약간 겹쳐도 괜찮아. 최종 이미지는 정방형 1080x1080 해상도로 제작해줘."

3D 아이소메트릭 디자인은 3D 효과를 내기 위해 정확한 각도와 그리드 정렬을 유지해야 하며, 원근법 없이 평행선을 일관되게 그려내야 해 공간감 표현이 조금이라도 어색할 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 쉬운데요. 짧게는 수시간, 길게는 수일 이상이 소요되는 작업입니다. 그러나 제미나이에 내장된 나노 바나나는 프롬프트 하나면 관련 이미지를 뚝딱 그려냅니다. 거듭해 수정도 가능하죠.

또 반려동물 사진을 깜찍한 인형 키링으로 바꾼다거나, 사진 속 계절을 여름에서 겨울로 바꾸는 것도 가능한데요. 나노 바나나로 먼저 만들어본 콘셉트를 실제 촬영·디자인 작업의 참고 자료로 쓰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발견됩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미니 스튜디오를 가진 셈'이라는 반응까지 나오는 이유입니다.

▲(EPA/연합뉴스)
▲(EPA/연합뉴스)

오픈AI '코드 레드'…AI 시장 재편되나

나노 바나나, 그리고 이를 탑재한 제미나이 3 프로를 둘러싼 관심은 글로벌 AI 업계의 힘의 균형까지 뒤흔들게 됐습니다. 아마존 등 빅테크들도 자체 개발한 AI 칩 등을 선보이면서 기존 생태계가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 상황이죠.

특히 타격을 받은 쪽은 오픈AI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사내에 '코드 레드(code red·적색 경보)'를 발령하고 챗GPT 개선 작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는데요. 이미 준비 중이던 다른 서비스 출시 계획까지 중단하면서 하루 단위로 성능 개선 회의를 진행한다는 보도도 이어졌습니다. 경쟁사들의 최신 모델이 잇따라 높은 평가를 받는 가운데 챗GPT의 위상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됩니다.

엔비디아 쪽의 긴장도 감지됩니다. 구글이 자체 AI 칩 'TPU 아이언우드'로 제미나이 3를 구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엔비디아는 X를 통해 "구글의 성공에 기쁘다. 구글은 AI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우리는 계속 구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주도권을 지키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AI 구동을 위한 칩 시장 판도가 곧장 뒤바뀐다기보다는 전체 AI 가속기 시장의 수요를 키우는 '추가 동력원'이 추가되는 셈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분명한 건 이번 구글의 반격과 나노 바나나의 부상으로 인해 AI 시장이 또 한 번 새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입니다. 단순한 이미지 생성기를 넘어 일관성과 편집 능력까지 갖춘 '실무형 AI'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플랫폼 간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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