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수도권 집값이 전체적으로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지역별로는 크게 엇갈렸다.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핵심지와 재건축 이슈가 있는 곳들은 급등세를 연출했지만 공급부담이 큰 외곽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2.69%(11월 넷째 주 기준)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1%포인트(p) 높은 수치다. 서울은 7.68%로 오름폭이 3.31%p나 커졌다. 지방에서 울산, 세종, 전북의 상승률이 1%대에 그치고 나머지는 대부분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수도권이 전체적으로는 오름세를 보였으나 지역별로는 차이가 컸다.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인 곳도 있고 내리막을 걸은 지역도 존재했다.
서울 송파구는 18.99%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34%보다 오름폭이 2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경기 과천은 18.23%로 송파구에 버금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작년 같은 기간 과천의 상승률은 5.62%다.
이어 서울 성동구(17.33%), 경기도 분당(16.88%), 서울 마포구(13.1%), 서초구(12.71%), 강남구(12.42%) 순이다. 양천구(11.75%)와 용산(11.47%)구, 강동(11.16%)구 광진구(11.13%)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경기 내 부촌과 신흥 핵심지의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진 것이다. 본지 자문위원인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똘똘한 한 채를 찾는 경향이 강하고 공급 부족으로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보니 집값 오름폭이 더 커졌다"며 "송파구는 아파트 비율이 높고 강남·서초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데다 재건축 이슈가 더해지면서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많이 유입돼 상승률이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과천과 분당에 관해서는 강남과의 접근성이 뛰어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인 데다 재건축이 활발하게 추진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성동구와 광진구, 마포구, 용산구 등 서울 내 다른 지역은 강남 3구의 오름세가 신흥 핵심지로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전반의 강세 속에서도 평택은 7.12% 하락했다. 지속적인 주택 공급과 지역 산업 경기 악화 등 때문으로 보인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평택은 너무 많은 공급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금도 수도권 내에서 미분양이 가장 많은데 내년에 대규모 입주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천(4.23%)과 안성(3.41%), 고양 일산동구(3.37%), 파주(3.08%)는 각각 3~4%가량 내렸다. 이들 지역도 수요보다 많은 공급, 수도권 외곽 입지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내년에도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흐름이 전개될 전망이다.
김 소장은 "올해는 연초 서울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재지정 이슈, 6월 정권 교체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가 집값 오름폭을 더 키운 측면이 있으나 이를 제외하면 공급 부족과 같은 시장 여건이 유지되면서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기준금리 급등, AI 버블 확산처럼 큰 사건이 생기지 않는다면 수도권 주요 지역의 집값이 하락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