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면세한 후 32년 만에 과금
SNS서 실효성 논란, 성병 우려 제기

중국 정부가 저출생 문제가 심화하자 콘돔 등 피임 기구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뉴스위크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새로 개정된 부가가치세법에 따라 피임약, 피임기구 등 피임 관련 물품에 대해 13%의 세금을 내년 1월 1일부터 부과할 예정이다.
이들 품목은 1993년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하며 산아 제한을 적극 장려하던 시기부터 면세 대상으나 32년 만에 다시 과금되는 것이다.
중국은 그간 부부가 한 자녀만 두도록 엄격히 통제했지만, 고령화되는 인구가 초래할 경제적 부담을 막기 위해 피임 비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실제 중국의 인구는 3년 연속 감소했으며 지난해 출생아 수는 954만 명으로 약 10년 전 산아 제한 완화 직후 기록된 1880만 명에서 반토막 났다. 중국 인구는 14억2000만 명이다. 2023년 유엔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중국은 인도에 세계 1위 인구 대국 자리를 내줬다.
베이징에 있는 위와인구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에서 18세까지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53만8000위안(약 7만6000달러, 1억1000만 원)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경기 둔화와 고용 불안 속에서 많은 청년들이 출산을 주저하고 있다.
다만 내년부터 보육 서비스, 노인요양시설, 장애인 서비스 제공자 및 결혼 관련 서비스 등에 대해서는 면세 혜택을 적용한다고 알렸다. 그간 중국 정부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출산 장려금 지급, 보육 서비스 개선, 출산·육아 휴가 확대 등을 시행해왔다.
또한 의학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임신 중절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규칙도 있는데, 이는 1자녀 시대에 시행했던 국가의 강압적인 생식 통제를 뒤집은 것이다.
피임 비용 증가 조치는 중국 SNS 웨이보에서 성병 증가 우려와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 여부를 두고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이 세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와 달리 중국에서는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HIV 및 후천성면역결핍증(ADIS) 사례는 2002년 인구 10만 명당 0.37건에서 2021년 8.41건으로 급증했다.
위와인구연구소의 인구학자인 허야푸는 블룸버그에 “출산을 장려하고 낙태를 줄이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반영하고 있다”면서도 “부가세 면제 철폐는 주로 상징적 조치일 뿐 큰 흐름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