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상위 10개 집단의 내부 거래액은 2년 만에 다시 증가했다. 특히 HD현대와 한화가 가파르게 증가했다. 국외 계열사 내부거래가 국내 계열사 내부거래와 비교하면 1.8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시장의 자율적 감시를 통해 공시집단의 내부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2011년부터 관련 현황을 매년 분석·공개해오고 있다.
올해 지정된 공시집단 중 분석 대상이 된 92개 집단의 지난해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3%, 내부거래 금액은 총 281조 원이다.
공시집단 전체의 내부거래 비중은 최근 10년 사이에 12%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비상장사 내부거래 비율이 상승했다.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2024년 21.7%로 2020년(18.7%)보다 2.7%포인트(p) 높았다. 지난해 비상장사 내부거래 비중은 상장사(7.4%)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준이었다.
92개 기업집단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대방건설(32.9%)이었다. 이어 중앙(28.3%), 포스코(27.5%), BS(25.9%), 쿠팡(25.8%) 순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보다 3.6%p 높아지며 92개 집단 중 반도홀딩스(7.1%p)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쿠팡이 수직적인 계열사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공정위는 추정했다.
총수가 있는 지정 순위 상위 10대 집단(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HD현대, GS, 신세계, 한진)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 합계는 약 193조 원으로, 전체 공시집단 내부거래 금액(281조 원)의 68.7%에 달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금액은 1조 원 정도 늘었다. 금액이 증가한 건 2년 만이다. 비중은 0.7%p가량 낮아졌다.
이들의 전체 거래 금액 중 내부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13.7%로, 전체 공시집단(12.3%)보다 1.4%p 높았다. 최근 10년을 비교하면 전체 공시집단보다 1∼1.5%p 높은 수준이었다. 최근 10년간 내부거래 비중이 많이 증가한 집단은 HD현대(7.0%p), 한화(4.6%p)였고 감소한 집단은 LG(-7.3%p), 롯데(-2.4%p)였다.
지난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소속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0.9%, 지분 30% 이상이면 14.5%, 50% 이상이면 18.3%, 100%인 경우는 24.6%였다. 총수 2세 지분율 50% 이상인 집단에서는 2022년을 기점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뚜렷하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상표권 사용거래 현황을 보면, 계열사 간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유상사용 집단 수가 5년 연속 증가했다.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 집단은 LG, 에스케이, 한화, 씨제이, 포스코, 롯데, GS 등 7개다. 이들의 거래금액 합계는 1조3433억 원으로 전체 공시집단 상표권 거래액의 62.4%를 차지했다.
총수 있는 집단의 상표권 유상거래 비율은 80.2%(65개 집단)로, 총수 없는 집단(7개 집단, 63.6%)보다 현저히 높았다. 총수 있는 집단 소속 수취회사(104개 사) 중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는 절반 이상(55.8%, 58개 사)을 차지했다. 이들이 수취한 상표권 사용료는 총수 있는 집단 전체 수취액의 81.8%에 달해, 상표권 거래가 총수일가와 밀접하게 연관된 내부거래임을 시사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상표권 거래가 총수 일가와 밀접하게 연관된 내부거래임을 시사한다"며 "상표권 거래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