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갈 땐 '대중교통', 경기 갈 땐 '차'… 서울시, 수도권 이동 패턴 초정밀 분석

▲ 서울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시가 수도권 시민의 이동 행태를 250m 단위의 초정밀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분석 결과 이동 거리와 연령대, 지역에 따라 교통수단 선택이 뚜렷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서울시는 KT와 협력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수도권 전역을 4만1000여 개의 격자(250×250m)로 나누고, 이동 목적과 수단을 결합한 통합 분석 시스템을 통해 얻었다. 이는 기존 교통카드 데이터로는 파악이 힘들었던 도보 이동이나 환승 전후의 흐름(퍼스트·라스트마일)까지 잡아낸 국내 최초의 시도다.

분석 결과, '거리'와 '나이'가 교통수단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였다. 단거리(1~4km)는 버스, 중거리(5~19km)는 지하철, 장거리(20~35km)는 차량 이용이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2030 청년층(48%)과 60대 이상 장년층(44%)은 지하철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4050 중년층은 차량 이용 비중(45%)이 가장 컸다. 직장과 주거지의 거리, 가족 단위 이동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수도권 내 지역 간 이동 패턴도 명확했다. 서울로 이동하는 경우 대중교통 이용률이 60%에 달했다. 서울 중심부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고, 역세권에 직장·학교가 집중되어 있어 출근·통학 수요가 자연스럽게 지하철 중심으로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경기·인천으로 이동할 때는 차량 이용 비중이 70% 안팎(68~73%)으로 치솟았다. 수도권 외곽의 부족한 대중교통망과 낮은 직주 근접성이 차량 의존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시는 이번 데이터를 광역버스 노선 최적화, 생활 SOC 입지 선정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또 12월부터 '서울 열린데이터광장' 등을 통해 해당 데이터를 전면 개방해 민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시민 이동 현황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게 된 만큼 교통·주거·도시계획 전반을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시는 시민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발굴·개방 AI·데이터 기반의 도시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