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지키며 혁신 추구⋯스마트팩토리 구축
“글로벌 경쟁력 위해 주세법 규제 완화해야”

화요가 증류주 브랜드 ‘화요’에 도자 브랜드 ‘광주요’, 식문화 플랫폼 ‘가온소사이어티’ 역량을 집결해 술을 중심으로 식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브랜드 그룹으로 도약한다.
조희경 화요 대표는 1일 경기도 여주시 화요 여주공장에서 창립 22주년 맞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식 문화를 하나로 묶는 것이 우리의 사업”이라며 광주요와 가온소사이어티를 화요로 통합한 ‘화요그룹 체제’를 공식 선언했다.
조 대표는 “증류주와 도자 식기, 파인다이닝 사업의 공존을 많이 물어보시는데, 화요그룹은 ‘문화는 한 공간에서, 또 일상에서 이뤄진다’는 비전으로 나아갈 계획”이라며 “전통을 지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란 철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화요가 걸어온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화요는 2003년 설립 이후 12년간 적자를 냈다. 2000년대 초반 값이 저렴한 희석식 소주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증류주 시장은 사실상 소멸 위기였다. 원재료 비용과 제조원가가 높은 증류는 출고가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체제에서 가격 경쟁력이 낮다.

화요는 ‘한식과 어울리는 고품격 우리 증류주의 복원’이라는 신념으로 시장에 도전했다. 군부대 강연과 군마트(PX) 유통을 통해 불리한 과세 구조를 일정 부분 상쇄하고, 입소문을 통해 존재감을 높이면서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화요그룹은 광주요와 가온소사이어티를 화요 중심으로 결집하는 구조 개편을 통해 술과 그릇, 식문화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출범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 증류주의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본격화한다. 조 대표는 “K컬처가 확산하면서 세계인들이 소비뿐 아니라 그 문화에 빠져들고 싶어할 만큼 파워가 커졌다”며 “우리의 유산들을 자국민에게 소개하는 것부터 한식 세계화를 알리는 것까지 화요가 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화요그룹은 증류주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 역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주세 체계 개편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현재 종가세 구조는 고품질 원료와 정통 방식을 고수하는 프리미엄 증류주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곧 산업 전체의 혁신과 고도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이다. 주세법 개정의 필요성을 지속해서 공론화하며 증류주 산업이 품질 중심의 경쟁 체제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논의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조 대표는 “화요는 좋은 술을 좋은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종량세 전환 시 희석식 소주 가격이 올라 국민 반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정부의 답변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준성 화요 생산본부장은 “종가세 제도를 만든 일본도 사케의 세계화를 위해 종량세로 전환했다”며 “종량세로 전환할 때 화요는 30%가량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 이를 통해 전통주 시장이 넓어지고 쌀 소비가 촉진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주 발전을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화요는 전통과 최첨단 기술의 결합으로 지속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화요 제2공장은 제품 제조공정 대부분이 자동화, 디지털화된 스마트팩토리다. 박 본부장은 “곰팡이균 살포와 세척·청소 외에는 작업자의 손이 닿는 곳이 거의 없는 스마트 제조 시스템”이라며 “소주 제조는 계절별 온도와 습도 관리가 중요한데 20여 년 쌓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최고의 품질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화요그룹은 2026년 매출 1000억 원을 목표로 세계 시장에서 통용 가능한 증류주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지식재삭권(IP) 협업, RTD(Ready-To-Drink) 제품 개발, 글로벌 바·클럽 네트워크 등을 확대한다. 중국 상하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 주요 거점을 설정해 커뮤니티 베이스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조태권 화요그룹 회장은 “화요그룹의 출범은 지난 22년의 여정 위에 다음 100년을 설계하는 전환점”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증류주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노력뿐 아니라 산업 구조 전반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화요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세계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 체계와 제도 개선을 통해 대한민국 증류주의 미래를 책임지는 문화·산업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