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포털의 시대 '끝'… AI가 재편한 '비욘드 플랫폼' 생존 경쟁 [플랫폼 빅뱅 2025]

입력 2025-11-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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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시대, 포털 생존 어려워
차세대 플랫폼 실행ㆍ결제ㆍ투자 경쟁"
구조적 변화, 10년 가르는 분기점
AI 기업, 세계 커머스 흡수 가능성

네이버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손을 잡고, 카카오는 11년 만에 포털 ‘다음’을 분리했다. 두 기업의 방식은 다르지만, 검색 중심의 포털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한계에 봉착하면서 나온 전략적 선택이다. 이번 구조 개편이 플랫폼 질서의 향후 10년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용자들이 네이버·구글보다 챗GPT·제미나이 같은 생성형 AI에서 정보를 얻고, AI 에이전트가 바로 실행하는 구조로 가고 있기 때문에 기존 포털 모델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며 “카카오·다음 분리와 네이버·두나무 결합은 플랫폼 질서가 ‘검색 중심’에서 ‘AI 기반 실행 중심’으로 넘어가는 전환기 신호”라고 말했다.

생성형 AI가 검색·콘텐츠·커머스·금융 전반의 이용 패턴이 빠르게 바뀌면서 두 플랫폼 모두 기존 포털 중심 구조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검색·쇼핑·페이로 이어진 기존의 네이버 구조에 두나무의 투자·거래 데이터를 결합하면 이용자의 소비·결제·투자·자산 관리가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통합되는 ‘데이터 기반 경제 플랫폼’이 완성된다.

특히 네이버와 두나무 합병을 두고 업계는 ‘스테이블 코인 기반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의 카드·계좌 결제는 정산 시간이 길고 수수료 구조가 복잡해 에이전트 AI의 실시간 거래를 감당하기 어렵다. 네이버가 두나무의 지갑·거래 시스템을 흡수하면 AI 에이전트가 수행하는 결제·투자·정산의 기반이 사실상 네이버로 고정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향후 플랫폼 경쟁에서도 강한 독점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검색 패턴·결제 이력·자산 흐름이 한 시스템 안에서 연결되면 플랫폼이 이용자 행동 전반을 예측하고 실행까지 맡게 된다”며 “네이버가 두나무의 거래·지갑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이유도 결국 이 ‘장기적 락인 구조’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국민 자산의 상당 부분이 주식·디지털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AI가 예측·투자·정산을 처리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이 기반을 가장 먼저 구축한 기업이 플랫폼 주도권을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카오의 다음 분리 또한 성장성이 떨어진 포털을 내려놓고 ‘톡 중심 생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결제·쇼핑·모빌리티·콘텐츠 등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카카오톡 중심으로 설계하는 ‘서비스 유니버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성장 전략을 펴는 반면, 입지가 좁아지는 카카오는 생존을 위한 비용 절감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포털을 내려놓은 것으로 분석한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전략 변화는 쿠팡·토스·배달의민족 등 신흥 플랫폼들의 입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에이전트 AI가 대화 한 번으로 상품 검색·추천·구매·결제를 모두 처리하는 구조가 보편화되면, 개별 커머스·핀테크 앱의 ‘입구 경쟁’은 약해지고, 어떤 AI와 결제·지갑 레이어로 연결돼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다. 이에 따라 커머스 기업들이 M&A 대상으로 편입되거나 특정 빅테크 생태계에 흡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플랫폼 시장이 AI 에이전트의 실행·결제·투자를 뒷받침하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 경쟁’으로 전환될 것이라 본다. 최 교수는 “10년 이내에 오픈AI 같은 글로벌 AI 기업이 전세계 커머스를 흡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커머스 업체의 경쟁 상대는 동종업계가 아니라 소비·결제 데이터와 대화 메모리를 쥔 AI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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