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대의원·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만드는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의 최종 처리를 11월 28일에서 12월 5일로 일주일 연기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24일 국회에서 당무위원회 직후 브리핑을 열고 “1인 1표제 도입과 관련해 당원들의 일부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이 제도를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중앙위 소집을 애초 11월 28일에서 12월 5일로 일주일 연기하는 안에 대해 동의했다”고 밝혔다.
원래 이날 당무위 의결을 거쳐 28일 중앙위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었지만, 당내 반발이 커지면서 일정이 조정된 것이다. 조 사무총장은 “일주일 더 의견을 듣고 보완책을 구체화하자는 뜻이 당무위에서 모였고, 이에 정청래 대표가 직접 일정 수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당무위에서는 1인 1표제 도입을 둘러싸고 격한 논쟁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장 밖으로는 고성이 들렸다. 조 사무총장은 “다른 의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 것을 다 수용해서 좀 더 논의 시간을 더 갖자는 것을 대표가 수용한 것이고, 당무위 전체가 동의해 수정안 처리 절차에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이번 개정안은 당헌상 ‘대의원과 권리당원 반영 비율을 20대1 미만’으로 제한한 조항을 삭제하고, 두 집단의 표 가치를 완전히 동일하게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당내에서는 이를 두고 “정청래 대표가 내년 8월 당대표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대표는 8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표에서는 박찬대 의원에 뒤졌지만, 권리당원 표 몰표로 당선된 바 있다.
정 대표 측은 ‘1인 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이어져 온 개혁의 연장선이라며 반박했다.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2022년도부터 여러 가지 채택된 각종 문건과 위원장들의 협의, 원외 위원장들을 중심으로 한 협의회의 문건들이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같이 연속 선상에 있었기 때문에 이게 갑자기 어느 날 아침에 떨어진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당 대표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1인 1표제는 민주당의 이어달리기로 이 대통령의 대표 시절에도 꾸준히 추진돼 왔다”며 “일정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8월 전당대회 이후 연내 처리를 위해 충분히 논의해 왔다”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절차적 정당성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안의 핵심은 1인 1표제 원칙에 대한 찬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과 민주성 확보, 취약 지역에 대한 전략적 문제”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19~20일 당원 투표에서 찬성률 86.81%가 나왔지만, 투표율은 16.81%에 그쳐 전 당원의 뜻을 담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날(23일) 강득구 의원은 “지도부가 개혁 내용과 숙의 절차 모두에서 충분한 정당성을 확보하길 요청한다”(페이스북)고 했고, 윤종군 의원도 “좀 더 많은 당원이 숙의하면서 완수해 가길 희망한다”(페이스북)고 했다. 이날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당헌 개정 의결 무효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추진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이에 조 사무총장은 “대의원제를 보완하기 위한 TF를 구성하기로 했고, 취약 지역에 대한 배려 조항을 이번 당헌 개정안에서도 보완했다”며 “다만 구체성을 담아 달라는 의견이 있어서 이를 수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