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한국·미국증시’…AI 거품론에 금리 인하 불확실성까지

입력 2025-11-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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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호실적에서 ‘AI 고평가’ 논란 여전
한미 ‘공포지수’ 일제히 급등
내달 FOMC 앞두고 연준 내부 이견 확대
한은, 올해 마지막 회의서 금리동결 전망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AI 버블 불안에 결국 3800선에서 한 주를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이미지는 챗GPT 생성)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AI 버블 불안에 결국 3800선에서 한 주를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이미지는 챗GPT 생성)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2월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이에 한국과 미국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AI 버블 불안에 격동의 한주

AI 버블 우려에 지난주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51.59포인트(p·3.79%) 하락한 3853.26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27.99p(3.14%) 내린 863.95로 한 주를 마감했다.

코스피는 주 초반 반도체 수요 증가세에 대한 지표 확인에 상승했지만 계속되는 AI 버블 논란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18일 3% 넘게 급락하며 4000선을 내줬다. 이후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자 지수는 반등에 성공해 4000선을 회복했지만 또 다시 불거진 AI 거품론에 3900선이 무너지며 결국 3800대에서 한 주를 마감했다.

코스피의 이러한 급등락 배경에는 AI 거품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그간 미국은 물론, 국내 증시에서 고점 논란이 이는 가운데 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와 기술 종목이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지속해 나오면서 그때마다 주가 지수가 춤을 추는 모양새다.

뉴욕증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다음 날인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나스닥지수는 최대 2.6%까지 급등하고 나서 기술주 폭락으로 2.2% 하락으로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엔비디아의 블록버스터급 실적에도 투자자들은 AI 기업들의 부풀려진 밸류에이션과 공격적인 지출 계획에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짚었다.

21일 반등에도 뉴욕증시 벤치마크 S&P500지수는 지난주 거의 2% 하락했다. 나스닥은 이달 들어 6% 이상 떨어져 3주 기준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시장을 강타했던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 공포에 확대되는 변동성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이달 들어 연이어 40선을 넘어서면서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기반으로 향후 30일간의 예상 변동성을 산출하는 이 지수는 주가가 급락하거나 불확실성이 커질 때 오히려 급등하는 구조다. 수치가 30을 넘으면 고변동 구간, 40을 넘어서면 외국인 헤지 수요가 급증하고 개인 투자자는 장중 출렁임에 직접 노출되는 ‘위험영역’으로 평가된다.

코스피가 4% 가까이 폭락했던 21일 VKOSPI는 장중 41.58까지 오르면서 7개월래 최고 수준이었던 이달 7일(41.88)에 근접했다. 올해 VKOSPI가 가장 높았던 날은 4월 7일(44.23)이다. 이는 직전 영업일(4월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 직후 처음 열린 거래일로, 코스피가 5% 넘게 급락하며 ‘블랙먼데이’로 기록됐던 시기다.

대표적인 ‘공포지수’인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주 18% 뛰어 이달 상승폭이 43%로 커졌다. VIX가 이번 주 7%p 추가 상승하면 월간 기준으로 역사상 11번째로 50% 급등하게 된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대유행처럼 시장 불안이 극대화했을 때 이런 추세가 나타났다.

▲뉴욕증시는 21일(현지시간) 반등에도 S&P500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거의 2%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6% 이상 떨어져 3주 기준으로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21일(현지시간) 반등에도 S&P500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거의 2% 하락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6% 이상 떨어져 3주 기준으로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금리 경로 놓고 이견 커지는 연준, 갈피 못 잡는 시장

내달 9~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금리 경로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견해차가 커지면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최측근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21일 “조만간 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지가 있다”며 기껏 시장을 안심시켰는데 불과 하루 만에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가 “또 다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아직 50%를 밑돌고 있으나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인하 기대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 위원들은 노동시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위험을 놓고 무엇이 더 큰 위협인지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최근 공개된 10월 FOMC 회의록에도 “단기 통화 정책 방향을 논의하면서 참석자들은 내달 회의에서 어떤 정책 결정이 가장 적절할지에 대해 매우 다른 견해들을 표명했다”는 문구가 적혔다.

연준 산하 12개 지역 연은의 경기판단을 종합한 베이지북이 26일 발표된다. 베이지북은 FOMC에서 금리 판단 시 핵심 기초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내달 연준 행보에 대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행보·환율에 주목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도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한 만큼 시장은 금리가 연 2.50%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회의에서 한국 부동산 시장과 경제성장률 전망 등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내비치는 메시지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한은의 성장 기반 매파적 기조가 원화 안정으로 이어진다면 외국인 수급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한 주 3조1630억 원 순매도했다. 특히 21일에는 하루에만 2조8230억 원 팔아치웠다. 개인과 기관투자자가 각각 2조710억 원, 1조1720억 원 순매수한 것과 대조된다.

환율 움직임도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7.7원 오른 1475.6원으로 집계됐다.

‘블프 소비’, 연말 증시 분위기 좌우

이번 주는 추수감사절(27일)과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28일), 사이버먼데이(추수감사절 다음 주 월요일·내달 1일)가 이어지면서 미국 연중 최대 쇼핑시즌이 막을 연다. 또 그에 앞서 25일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매판매가 동시에 발표된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으로 뒤늦게 나오지만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주에 나오는 소비 관련 지표여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암울한 한 달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에 이제 주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커먼웰스파이낸셜네트워크의 크리스 파시아노 수석 시장전략가는 “셧다운으로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에 나오는 초기 지표가 투자심리 관점에서 중요할 것”이라며 “연말연시 쇼핑 시즌은 소비자들의 태도와 그것이 경제와 시장의 영향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시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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