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엔비디아, 사우디에 데이터센터 건설 시작 발표⋯첫 고객은 머스크

사우디 AI 기업 휴메인과 500㎿ 규모로 건설
엔비디아 GPU 60만개 이상 투입
AMD·퀄컴 등 주요 업체도 총출동
미 상무부, 사우디ㆍUAE에 최대 7만 개 첨단 칩 판매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미-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워싱턴D.C./AFP연합뉴스)

xAI와 엔비디아가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CNBC에 따르면 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미국을 방문 중인 가운데 xAI의 일론 머스크와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사우디 투자 포럼에 참석해 사우디아라비아에 500㎿(메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지원하는 AI 기업 휴메인과 함께 진행하며, 첫 고객은 xAI다. 우선 1단계 사업으로 50㎿ 수준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이후 점차 규모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발표는 5월 양측이 처음 맺은 파트너십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엔비디아는 휴메인에 500㎿ 전력을 사용하는 칩을 제공하기로 했다. 휴메인은 이날 프로젝트에 약 60만 개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설은 엔비디아가 말하는 ‘주권적 AI(sovereign AI)’의 가장 두드러진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각국이 국가 안보와 문화적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해 AI용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는 엔비디아가 소수의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을 넘어 고가 AI 칩이 진출할 잠재적으로 거대한 시장이기도 하다.

또한 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하는 행사에 등장한 것은 현 행정부가 AI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다. 엔비디아는 향후 AI 칩을 중국에 공급하기 위한 수출 라이선스를 확보하기 위해 백악관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능의 미래는 거대한 고효율 컴퓨팅과 가장 진보된 AI 모델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질 것”이라며 “휴메인의 역량은 우리가 이러한 미래를 사우디에서 더욱 빠르게 구축하도록 돕는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휴메인은 엔비디아 칩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AMD와 퀄컴도 휴메인에 칩과 AI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AMD의 리사 수 CEO와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전일 빈살만 왕세자를 위한 국빈 만찬에도 참석했다.

AMD는 2030년까지 최대 1기가와트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칩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MD가 제공할 칩은 AI용 GPU인 인스팅트 MI450이다. 또 AMD는 시스코가 데이터센터에 추가 인프라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퀄컴은 지난달 발표한 신규 데이터센터 칩인 AI200과 AI250을 휴메인에 판매할 예정이다. 휴메인은 200㎿ 규모의 퀄컴 칩을 도입할 것이라고 알렸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이날 사우디 소재 휴메인과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G42에 최대 총 7만개의 첨단 AI 칩 판매를 승인했다. 미국을 방문한 빈 살만 왕세자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직후 전해졌다.

상무부는 “이번 허가는 미국이 사우디, UAE와 각각 체결한 AI 파트너십 합의에 따른 것”이라면서 “미국의 지속적인 AI 지배력과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매 승인으로 한국에 대한 AI 칩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황 CEO는 지난달 말 방한에서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에 총 26만 개의 GPU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