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동탄이 원하면 경기도지사 출마”…경기지사 카드 꺼냈다

“동탄에서 할 일 많지만 도지사가 더 효율적이면 도전” 여운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처음으로 공개 언급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화성 동탄 민심을 전제로 하면서도 “도지사가 되는 게 더 일하기 편할 것 같으면 도전해 볼 수 있다”고 말해 경기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이 대표는 2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는 동탄 국회의원이니 동탄 주민들이 원하는 상황이 나온다면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동탄 지역 현안을 우선하겠지만, 향후 여건에 따라 경기지사 도전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동탄에서 할 일이 많은 상태인데 도지사가 되는 게 더 일하기 편할 것 같으면 도전해 볼 수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아직은 아니다’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도전해볼 수 있다’는 표현을 반복해 향후 정치행보의 선택지로 경기지사 출마를 분명히 남겨뒀다.

이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구도와 관련해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함익병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함 원장이) 안 나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출마해서 당선되든 안 되든 젊은 사람들 정치하는 데 도움이 되면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경기지사 출마와 관련해서는 “함 원장이 후배들을 키워야 한다고 하는데 당대표가 된 자가 혼자 빠지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언급했다. 당 대표로서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 직접 나설 명분을 스스로 열어둔 셈이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론에는 거리를 두었다. 이 대표는 “우리는 당당히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선거를 치러서 호사가들의 코를 눌러주는 것이 목표”라며 “저희와 같이 할 사람들이 어떻게 할지는 그들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모든 우파와 연대해야 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했다. 이 대표는 “자기 몸이라면 암세포가 전이되기 전에 몸에 칼을 대서라도 잘라내자고 할 것”이라며 “그 경각심이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유권자 중 이재명 대통령을 싫어하는 일정한 사람들이 있고, 저도 이 대통령 정책이 좋지는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윤 어게인이 이재명보다 상위 가치냐 했을 땐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거대 양당 모두와 선을 긋는 동시에, 개혁 신당 독자노선을 거듭 강조한 대목이다.

이 대표가 동탄 주민을 직접 언급하며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을 드러내면서, 경기도 정가와 수도권 선거 지형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여야 차기 경기지사 후보군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