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해상 여객선 좌초 사고 원인

입력 2025-11-20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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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276명 전원 구조…신안 여객선 좌초 사고 이유

▲ 19일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267명이 탄 여객선이 좌초됐다. 해경은 경비정을 급파해 승객들을 목포로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 19일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267명이 탄 여객선이 좌초됐다. 해경은 경비정을 급파해 승객들을 목포로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신안 해상에서 260여 명을 태운 대형 카페리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무인도 족도에 좌초한 사고는 뒤늦은 방향 전환으로 정상 항로를 벗어난 것이 주된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목포해경은 선장 또는 항해사의 과실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경위를 확인 중이다.

사고는 19일 오후 8시 16분께 선박교통관제센터(VTS)에 처음 신고됐다. 제주에서 출발해 목포로 향하던 퀸제누비아2호는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 등 모두 267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여객선은 장산도 남쪽 무인도인 ‘족도’의 가장자리에 선체 절반가량이 걸터앉은 형태로 좌초했다. 일부 승객은 “쾅 하는 충격과 함께 배가 기울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상황을 전했다. 승객들은 즉시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상부 갑판으로 대피했다.

해경은 경비함정 17척, 구조정 4척, 항공기 1대 등 가용 전력을 총동원해 구조에 나섰다. 어린이·임신부 등 취약계층을 우선으로 이송해 사고 3시간 10분 만인 오후 11시 27분께 승객 전원 구조를 완료했다. 통증과 신경쇠약을 호소한 27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초기 여객선 선체 앞부분에 구멍이 뚫렸다는 목격 정보도 있었으나 실제 침수는 발생하지 않았다. 선체가 암초 위에 올라타듯 얹힌 상태였지만 내부 구조 손상은 심하지 않아 자력 이동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좌초한 선박은 20일 새벽 만조 시간에 맞춰 선사가 동원한 예인선 4척의 도움을 받아 바다로 다시 띄워졌다. 승무원 21명은 선내에서 후속 절차를 위해 대기했고, 여객선은 스스로 엔진을 가동해 오전 5시 44분 목포 삼학부두에 무사히 입항했다. 사고 발생 9시간 27분 만이다.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는 ‘뒤늦은 변침’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산도 인근 해역은 연안 여객선 항로가 밀집한 협수로로, 자동항법장치만을 의존하기 어려운 구간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경은 퀸제누비아2호가 평소 항로보다 바깥쪽으로 벗어난 사실을 확인했으며 항로 변경 시기를 놓친 것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채수준 목포해경서장은 “변침이 늦어져 항로를 벗어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용진 해양경찰청장도 “선장 또는 항해사의 과실로 본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해양경찰서 전용 부두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탑승객들이 구조돼 이동하고 있다.    267명이 탑승한 퀸제누비아2호는 이날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도 남방 족도에 좌초됐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해양경찰서 전용 부두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탑승객들이 구조돼 이동하고 있다. 267명이 탑승한 퀸제누비아2호는 이날 오후 8시 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도 남방 족도에 좌초됐다. (연합뉴스)

사고 당시 파도는 0.5m로 잔잔했고 선장과 항해사 등 운항 당사자의 음주 여부는 모두 ‘없음’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경은 승무원의 초기 대응 절차에도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VTS 신고는 1등 항해사가 했으나 119에는 승객이 먼저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구조를 마친 뒤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으며 항해기록저장장치(VDR), 선내·선외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사고 당시의 항로, 속력, 변침 시점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선체가 무인도 위로 절반 가까이 올라탄 전례 없는 사고였던 만큼 목포해경은 수사전담반을 꾸려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퀸제누비아2호는 2021년 12월 ‘비욘드트러스트호’라는 이름으로 취역한 2만6000t급 대형 카페리로, 최대 1010명까지 승선할 수 있다. 인천–제주 항로를 운항할 때는 엔진 계통 문제로 운항 차질이 있었으나, 인명 피해가 발생한 해상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는 선사가 변경돼 목포–제주 노선에서 하루 두 차례 운항 중이다.

한편, 목포해경은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은 다행이지만, 협수로에서 대형 여객선이 무인도에 거의 올라타다시피 한 매우 이례적인 사고”라며 “정확한 과실 확인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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