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 국산 재료에 수작업 정성으로 만들어, 국내 소비자는 물론 외국인 입맛까지 사로잡았죠.”
2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조선호텔앤리조트(조선호텔) 사무실에서 만난 정승은 김치사업팀장은 “조선호텔에 투숙한 외국인 손님이 식음료업장에서 프리미엄 김치를 맛보고 맛있다는 반응과 함께 실제 구매하는 사례도 많다”며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 “마지막 날 체크아웃 시 김치를 사 캐리어에 포장해가거나 선물용으로 많이 사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호텔은 애초 김치사업을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았다. 2004년 웨스틴조선서울 뷔페 ‘카페로얄’에서 반찬으로 나온 김치를 사 가고 싶다는 단골손님의 요청 때문에 판매를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조선호텔 김치사업은 어느덧 연 매출 500억 원 이상 급성장했다. 기존엔 프리미엄 라인인 조선호텔 프리미엄 김치만 판매했지만, 최근 들어 좀 더 대중적인 가격대의 ‘조선호텔 김치’까지 확장했다.
조선호텔이 김치사업을 본격화한 것은 2011년 서울 성수동에 안전관리인증(HACCP) 프리미엄 김치 공장을 설립하면서부터다. 이곳에선 금고에 따로 보관된 ‘비법 레시피’로 만든 프리미엄 김치를 생산 중이다. 배추김치, 묵은지 등 일반 김치부터 갈치석박지, 갓김치, 어린이를 위한 조선 주니어 김치 등 20여 종의 다양한 김치를 선보이고 있다. 성수공장과 사무실에는 총 29명이 근무한다. 이 중 18명은 생산 인력, 나머지는 발주·영업·마감·택배 송장 처리 등 사무 업무를 맡는다.
정 팀장은 조선호텔 프리미엄 김치의 핵심 경쟁력으로 ‘재료’와 ‘정성’을 꼽았다. 조선호텔은 김치에 들어가는 원재료는 100% 국내산을 사용하며 좋은 재료 수급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춧가루는 경북 영양산 태양초, 전남 신안산 천일염과 젓갈만 고집한다. 정 팀장은 “국내산만 가공하는 공장과 거래하고, 품질관리 담당자가 정기 방문해 이물 관리까지 직접 점검한다”고 했다.
성수공장에서는 ‘공장식 대량 생산’ 대신 20~70대 호텔 셰프 출신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품질에 집중하고 있다. 주문량에 맞춰 김치를 소량 생산, 당일 납품하는 방식으로 생산일 이후 3일을 넘기지 않고 고객의 식탁에 올라가는 시스템을 갖췄다. 정 팀장은 “통상 대형 김치 공장에선 통에 넣어 양념을 기계로 섞는 대신, 배추 이파리 한 장 한 장에 양념을 입히는 수작업 방식으로 담근다”며 “시간과 노력이 훨씬 많이 들지만 ‘엄마 손맛 같은 호텔 김치’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조선호텔 프리미엄 김치는 프리미엄 소비층이 모인 유통 채널 위주로 판매 중이다. 오프라인에선 조선호텔 내 조선델리 매장, 신세계·현대백화점 주요 점포 식품관 등에서 판매한다. 온라인은 SSG닷컴, 컬리가 대표적이다. 조선호텔 베이커리 ‘조선델리’ 쇼케이스를 통해서도 객실·레스토랑 이용객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 공식몰 ‘조선 테이스트 앤 스타일’을 통해 조선호텔 프리미엄 김치의 정기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데 1·2·3개월 등 원하는 주기에 맞게 김치를 주문할 수 있다. 정 팀장은 “강남권 백화점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데, ‘가격은 비싸지만 다른 김치로는 못 바꾸겠다’는 충성 고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선호텔 프리미엄 김치는 맛과 품질을 모두 인정받아 입소문을 타고 생산량과 매출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정 팀장은 “2020년 당시만 해도 매출 규모가 80억 원 정도였지만, 현재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고 거래처가 늘면서 500억 원이 훌쩍 넘게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량 역시 100t(톤) 이하였지만, 현재는 약 400t 이상까지 늘었다”고 덧붙였다.
조선호텔은 내년 1분기 중으로 기존 성수동 공장을 경기 성남으로 확장 이전하고 김치 사업을 더욱 키워나갈 계획이다. 공장 이전 완료 후 신제품 개발과 생산량 확대, 판매 채널 확대에도 나설 예정이다. 특히 늘어난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향후 수출을 통해 세계 시장 진출까지 구상하고 있다. 정 팀장은 “수출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2030년엔 매출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