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구축과 융합인재 양성·영입도 필요

유통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활용이 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은 도입 초기 단계로 혁신적인 편리성 확보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9일 본지 자문위원인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겸임교수는 “이커머스와 밀접하게 연계된 물류 분야의 AI 적용이 빨라지면서 배송혁신이 특히 눈에 띈다”며 “앞으로 AI 활용에 따른 산업 변화는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통업계의 AI 도입은 갈 길이 멀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현재 업계의 현황은 AI 도입이라기보다는 디지털화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단순히 상품 추천을 넘어서 AI 분석을 통한 혁신적 편리성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긍정론도 있다. 현재 유통업계에선 상품 추천, 통역, 동선 설계 등 쇼핑 과정에 AI 기술이 다수 적용되고 있다. AI 혁신 속도가 빨라질수록 산업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는 것.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등장으로 검색 쇼핑 시대에서 디스커버리(discovery) 쇼핑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커버리 쇼핑은 ‘발견 중심 쇼핑’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피드와 유튜브 숏폼 등에서 소비자가 미처 예상치 못한 상품을 마주하고, 그것을 계기로 상품을 실제 구매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공간이 취향 탐색의 장이 되고, AI가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 등을 분석해 그가 좋아할 만한 상품을 노출하는 것이다. 서 교수는 “AI가 맞춤형 상품을 찾아주고 소비자는 가만히 있어도 나의 취향과 니즈를 알게 되는 일상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AI 혁신을 위해 더 과감한 인프라 및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환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AI 혁신을 위해선 무엇보다 인재 확보가 중요한데, 해외 유출 등으로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종우 교수도 “유통사들이 융합 인재 유치에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교수는 AI 경쟁력 제고를 위한 첫 번째 선결 조건으로 데이터 인프라 구축과 품질 강화를 꼽았다. 그는 “유통은 재고, 물류, 고객 및 판매 관련 데이터들이 분절돼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AI 성과가 제대로 나타나기 어렵다”면서 “빅데이터 구축을 위해 정부도 관련 기관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결국 데이터베이스 완성도가 높아져야 AI 혁신이 제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