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대전환기에 ‘AI 리더십’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AI가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곡점이기 때문에 2~3년 안에 기업의 존망이 결정될 수 있다고 봤다. 독점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시기에 명확하고 도전적인 AI 비전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유재연 한양대학교 글로벌사회혁신단 교수(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사회분과장)는 “AI 대격변기에는 명확한 AI 비전과 사업 방향성을 가지는 ‘테크 리더십’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빠른 시대 변화 속에서 비즈니스모델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으려면 회사가 도달하려는 ‘북극성 지표’가 확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변곡점의 시대에는 가만히 있으면 무조건 죽고 무모한 도전을 했을 때도 죽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자기 파괴적이어야 그나마 살아남겠지만 이를 위한 설득이 쉽지 않다“며 ”누가 살고 누가 죽는지가 2~3년 안에 결정되는 만큼 과감한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새로운 리더십의 상징으로 꼽고 “이들의 공통점은 세상에 없던 질서와 문법을 만든다는 것”이라며 “AI 거품론을 유발할 정도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최근 AI로 동영상을 생성하고 공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과 생성형 AI 모델 '소라2'로 소셜미디어(SNS)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챗GPT 내에서 외부 사이트 이동 없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즉시 결제(Instant Checkout)' 기능도 도입했다. 최 교수는 이를 "SNS 진출로 메타, 커머스 시장 진입으로 아마존을 죽이겠다는 의미"라고 봤다.
이어 그는 “엔비디아는 처음 쿠다(CUDA)라는 플랫폼을 내놓았을 때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쿠다 덕분에 AI 생태계를 독점하고 있다”며 “오픈AI의 도전은 우리나라로 치면 스타트업이 삼성전자 흔드는 모양새이지만 조 단위의 공격적인 R&D를 이어가고 있으며 구글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명확한 AI 비전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드물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교수는 “오픈AI는 ‘범용 인공지능(AGI)’을, 엔비디아는 ‘월드 모델’에 접근하기 위해서 옴니버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접근하는 반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새로운 것’을 만들겠다고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AX(인공지능 전환)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에서 기존의 조직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는 조직관리 리더십과 AI에 대한 높은 이해가 미래의 CEO에게 요구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조직 관리와 개발·생산·R&D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최근 CJ에서 5명의 30대 임원이 나온 것은 젊은 감각이 AI 전환기에 적응이 빠를 것이란 기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위 교수는 "AI가 기존의 인력을 대체하면 직무를 전환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해야 하는 기업은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과거와 달리 법률가 출신 등의 ‘관리형 CEO’는 AI 대격변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AX 과정에서 조직 효율화와 인력 재배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조직 개편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