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블라인드펀드에 군공, 교공 등 주요 LP 확보
내년 상반기 6000~7000억 원 목표로 마무리

최근 11번가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마무리 지은 국내 1세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가 신규 블라인드펀드 조성도 순항 중이다. 5년 만에 나선 펀드레이징에서 군인공제회, 교직원공제회 등 굵직한 기관투자자(LP)들의 출자 사업에 연이어 선정되면서 목표액인 6000억~7000억 원 결성에 무리는 없을 전망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학기술인공제회는 하반기 블라인드펀드 출자 사업에서 PE 부문 대형에 H&Q코리아, 케이스톤파트너스를 선정했다. 과기공은 두 운용사에 각각 500억 원씩 출자할 예정이다. H&Q는 올해 5월에는 교직원공제회 출자 사업에 선정돼 1000억 원의 앵커 성격의 출자를 확보한 후 펀드레이징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올 하반기 과기공 외에도 군인공제회, 우정사업본부 블라인드펀드 위탁 운용사에 연이어 선정되며 지금까지 약 35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마지막인 노란우산공제 출자 사업에도 도전 중이다. H&Q가 신규 블라인드펀드(5호)를 조성하는 것은 약 5년 만이다. 앞서 H&Q는 2020년 5300억 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4호 펀드로 한국OGK와, 현대엘리베이터, 에이치앤이루자 등이 있다.
H&Q는 올해 펀드레이징 외에도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023년 4분기 발생한 11번가 콜옵션(매수청구권) 사태도 지난달 마무리 지었기 때문이다. H&Q는 2018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등과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을 이뤄 11번가 5000억 원을 투자했다. 당시 5년 내 기업공개(IPO)를 조건으로 했고, IPO가 이뤄지지 못하면 SK스퀘어가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을 되사는 콜옵션 조항을 포함했다. 11번가의 IPO가 무산되면서 기한인 2023년 9월이 도래했고, SK스퀘어는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11번가 매각은 재무적투자자(FI) 측 주도로 넘어가게 됐다. 이후 지난달 SK스퀘어 2차 콜옵션 행사 기한이 도래했고, SK스퀘어는 콜옵션을 포기하는 대신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통해 11번가 지분 전량을 SK플래닛에 매각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SK가 국민연금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대승적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I들의 수익률은 1% 수준으로 낮지만, 원금 회수에 성공한 셈이다.
H&Q는 내년 상반기 중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에 산재보험기금, 산업은행 등도 출자사업이 예정돼 있고, 올해 출자사업을 중단한 국민연금도 내년에 출자사업을 재개하면 목표액인 6000~7000억 원 결성에 무리는 없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