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과 통계 접수자 증가 영향…"문과 경쟁 치열할 것"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에서 인문계열 수험생의 1등급 비율이 전년보다 크게 늘고 자연계열 수험생 비율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문계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 응시자가 급증한 데다 우수 수험생이 사회탐구에 몰리는 ‘사탐런’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대입에서 문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2022학년도 통합 수능 이후 자연계열 학생들이 높은 표준점수를 기반으로 인문계 학과로 대거 이동하던 이른바 ‘문과 침공’ 흐름도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종로학원이 16일 발표한 가채점 기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수학 1등급 중 확률과 통계를 택한 수험생 비율은 7.7%에서 20.7%로 13.0%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미적분·기하 응시생의 1등급 비중은 92.3%에서 79.3%로 13.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확률과 통계 응시자가 2025학년도 23만 3111명에서 2026학년도 29만 7726명으로 6만 4615명(27.7%) 증가한 반면, 미적분은 24만 4408명에서 20만 7791명으로 3만 6617명(15.0%)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기하는 1만 5677명으로 전년(1만 5760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문과 지원자 증가도 뚜렷하다. 서울 소재 대학 2026학년도 수시모집 인문계열 지원자는 42만45명으로 전년보다 3만 4561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연계열 지원자 증가 폭(7972명)을 크게 웃돌아 문과 수험생층이 전반적으로 두터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수능 응시 지원에서도 확률과 통계 선택 비율은 47.3%에서 57.1%로 상승했고, 미적분 비율은 49.5%에서 39.9%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몇 년간 두드러졌던 ‘문과 침공’ 약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2025학년도 입시에서는 한양대 인문계 합격생의 87.1%, 서강대 86.6%, 건국대 71.9%, 서울시립대 66.9%가 미적분·기하 응시자로 나타나는 등 자연계열의 문과 진입이 광범위했다. 연세대 아동가족학과, 성균관대 자유전공계열 등은 합격생 전원이 자연계 선택자였던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확률과 통계 선택자 중 상위권 인원이 크게 늘고, 사회탐구 고득점자 증가로 인문계 합격선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자연계열의 문과 교차지원 우위가 줄고, 문·이과 완전 무전공 전형에서도 문과생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확률과 통계 선택자 확대와 성적대 상승으로 올해 정시에서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 합격 비율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문과 수험생 증가와 ‘사탐런’ 영향까지 겹쳐 인문계열 학과 경쟁은 지난해보다 훨씬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