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배우는 생활 금융, 부모 역할이 핵심"

전문가들은 청소년·청년층의 금융 위험이 급속히 커지는 지금이 '생애주기 금융교육'의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았다. 소비·저축·연금·보험 등 기본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디지털 금융 환경에 노출되면 고위험 투자나 보이스피싱 피해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투자 기법이 아니라 기초적인 금융 지식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금융 감각을 길러주는 교육까지 뿌리내려야 세대별 금융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정수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소득을 벌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지만 돈을 써야 하는 시간은 훨씬 더 길어지고 있다"며 "생애 주기 전반을 고려한 금융 선택이 필요한 만큼 초·중·고교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금융교육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교육이 '투자를 어떻게 잘할까'로만 흐르면 안 된다"며 "보험·연금·적금 등 각 금융상품의 목적을 이해하고 질병·실직·노후 같은 현실적 위험에 대비해 왜 그런 상품이 필요한지 '본질'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기뿐 아니라 대학생·사회초년생 교육의 필요성도 짚었다. 그는 "실제로 돈을 벌고 쓰기 시작하는 시기야말로 맞춤형 금융교육의 효과가 가장 큰 때"라고 말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가 급증하는 현실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초 금융지식은 물론 금융범죄의 유형과 위험성을 아는 과정이 앞으로 맞닥뜨릴 여러 상황에서 판단력을 키우는 데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교육 현장을 넘어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생활 금융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정부가 교육 공간 제공과 재정적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기수 서경대 금융정보공학과 교수는 "부모를 통한 일상 생활에서의 금융 교육도 매우 중요한 영역"이라며 "마트에서 같은 상품인데 왜 가격이 다른지, 왜 할인이 적용되는지 등을 부모가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금융·경제 감각이 크게 자란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기존의 '대강당 강연식 금융교육'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명 강사가 와도 학생들이 집중력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며 "부모가 자녀에게 금융·경제 지식을 어떻게 전달할지 알려주는 '학부모 생활 금융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자체 예산과 정부 지원을 활용하면 부모 대상 교육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