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증권거래소 운영사 일본거래소그룹(JPX)이 가상자산(암호화폐) 보유에 열을 올리는 상장사들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블룸버그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우회상장 규정의 더 엄격한 적용, 재감사 요구 등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 소식통은 9월 이후 일본 상장사 3곳이 JPX의 반발로 가상자산 매입 계획을 보류했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은 가상자산 매입을 사업 전략으로 추진할 경우 자금 조달 능력이 제한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JPX는 블룸버그에 “현재는 상장사가 축적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포괄적 규정은 없지만 주주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위험 및 지배구조 관점에서 우려를 낳는 기업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규제 강화 검토는 최근 일본 내 DAT 기업 주가가 후퇴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우려에서 촉발됐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실제 비트코인 세계 최대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를 본떠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해 보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상장사들이 일본 증시에서 우후죽순 늘었다. 스트래티지처럼 가상자산을 기업 전략자산으로 비축하는 사업 모델은 ‘디지털 애셋 트레저리(DAT)’라고 지칭한다.
가령 도쿄 상장사 메타플래닛은 일본 최대 DAT 기업으로, 올 들어 6월 중순까지 420%가량 급등해 정점을 찍은 후 75% 하락했다. 이 회사는 작년 초 호텔업에서 가상자산 축적으로 사업을 전환하며 3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사들여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가 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거래소들은 새로운 DAT 기업 설립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기업들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추적하는 ‘비트코인 트레저리넷’에 따르면 일본은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상장사가 14곳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