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2% 내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수출 기업들은 관세 등 통상 불확실성에 따라 내년 수출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11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0대 수출 주력 업종을 영위하는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내년 수출이 올해 대비 0.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관세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 증가’(67.3%)를 가장 큰 이유로 지목했다. 그 외에 ‘주요 수출 대상국 경기 부진’(8.6%), ‘중국발 세계시장 공급과잉’(8.6%), ‘미·중 무역갈등 심화’(8.6%) 등이 꼽혔다.
응답 기업의 77.3%는 내년 수출 채산성(수출을 통해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 수준)이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채산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중도 18.0%에 달했다.
기업들은 채산성 악화 원인으로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63.0%),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14.8%),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11.1%), ‘미·중 무역 갈등 심화’(11.1%) 등을 꼽았다.
고환율도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다. 기업들이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환율은 평균 1375원으로 집계됐지만, 올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14원으로 더 높았다. 기업들이 전망한 내년 환율 전망치는 평균 1456원 수준이다.
내년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리스크 요인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53.3%), ‘원화 약세로 인한 환율 불안정’(17.3%), ‘미·중 무역 갈등 심화’(16.7%) 등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4월 미국의 관세 인상 후 수출 기업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 1.3%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관세 인상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수출단가 조정’(28.0%), ‘생산 원가 절감을 통한 비용 흡수’(25.8%),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한 판로 개척’(16.5%)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법인세 감세·투자 공제 등 세제지원 확대(23.1%) △통상협정을 통한 관세 부담 완화(21.7%) △외환시장 안정성 강화 조치(18.5%) 등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들의 최대 현안이었던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으나, 기업들은 여전히 통상 불확실성을 체감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통상환경 개선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함께 세제 지원 및 외환시장 안정 등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