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다이브⑲] ‘모두의 AI’인가, ‘자본의 AI’인가

입력 2025-11-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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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인 간판 달고 IPO 시동… ‘투자자 중심’으로 기운 오픈AI
6000억달러 컴퓨팅 계약… 자본이 성능을 좌우하는 시대
AI 민주화’는 구호뿐, 기술이 불평등 키우는 새로운 자본주의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10월 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10월 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하고 있다. (뉴시스)

범용 인공지능(AGI)을 내세운 오픈AI의 비전은 ‘모두를 위한 AI’다. 그러나 세계 수억 명이 생성형 AI를 일상 도구처럼 쓰는 지금, 그 이면에는 막대한 자본이 기술 발전을 주도하는 ‘AI 자본주의’의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모두를 위한 초지능을 만들겠다”고 강조하지만, 실제 지배구조는 투자자 중심으로 이동했다. 최근 오픈AI는 IPO(기업공개)가 가능한 공익법인(PBC) 형태로 전환하면서 ‘1조 달러 상장 추진설’이 제기됐다. 현재 기업가치는 약 5000억달러로 평가된다.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PO는 현재 고려 대상이 아니다”며 “상장에 매달리기보다 회사의 안정적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를 “상장을 향한 수순”으로 해석한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오픈AI가 상장을 미루는 이유는 시장이 회사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비롯해 유료화 서비스 확대 등으로 수익 기반을 넓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는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380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인프라 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오라클(30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500억 달러), 코어위브(119억 달러)까지 합치면 6000억 달러의 컴퓨팅 파워를 확보한 셈이다. 올해 예상 매출이 130억 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매출 확대 없이는 이런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

AI 발전의 속도가 자본의 크기에 비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에는 사전 학습 단계에서만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했지만, 최근 오픈AI가 ‘추론 단계에서도 학습을 병행’한다고 밝히면서 GPU 경쟁이 전 영역으로 확산됐다. 데이터·전력·GPU 등 AI 성능의 핵심 요소가 모두 ‘자본의 형태’로 귀결되고 있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인터넷은 공공재처럼 보이지만 국가가 그 수익을 가져가지 않는다”며 “AGI를 개발한 민간 기업이 관련 수익을 독점하게 될 것이고, 결국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만 이득을 보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I가 공공재로 활용되더라도 실상은 사유재처럼 작동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구조는 기술의 민주화보다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로 이어진다. 현재 엔비디아가 GPU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이 클라우드 인프라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소수 빅테크의 독점이 심화될수록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기업이 더 정교한 모델을 더 빠르게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된다.

전문가들은 AGI 실현이 가까워질수록 ‘AI 접근권’이 새로운 사회 불평등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데이터·컴퓨팅·모델 접근성이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격차는 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까지 좌우할 수 있다. ‘AI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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