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은 다른 연령층보다 수면장애가 많다. 60세 이상 노인의 30% 이상이 불면증을 갖고 있으며, 약 20%는 주간졸림증을 호소한다. 수면장애는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예방과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
노인이 되면 수면 조절 능력이 점차 감소한다. 이는 신체적·생리적 요인에 의해 복합적으로 발생하는데 깨지 않고 한 번에 길게 자는 능력이 감소한다. 깊은 수면(비REM 3단계)이 줄어들고, 얕은 수면이 많아진다. 쉽게 잠이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려워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즉 잠자리에 있는 시간 대비 실제 수면 시간이 짧아 ‘잔잠’을 자는 양상이 많다. 또한 이른 저녁에 졸리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조기 각성’이 흔하며, 밤보다는 낮잠이 늘어나는 ‘주야 리듬 변화’가 나타난다.
이는 생체 시계가 앞당겨져 저녁형이 아침형으로 변하는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로 분류된다. 사람의 생체리듬은 햇빛이 중요한 동기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노화가 진행되면 수면 리듬이 앞당겨져 저녁 8시에 졸리고 새벽 3~4시에 기상하는 패턴이 나타난다.
김진희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은 “노인은 실내 생활이 많아 햇빛 노출이 적어지고 생체 시계를 재시동할 수 있는 ‘광 자극’이 약해진다. 신체 질환과 수면제, 이뇨제 등 약물 복용, 우울증, 낮잠 습관도 리듬 불균형을 유발한다”며 “이른 저녁에 졸리고 새벽에 일찍 깨는 조기 수면 위상형이 노인에서 가장 흔하다”고 설명했다.
코골이와 함께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는 ‘수면무호흡증’도 노인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상태가 반복되며 신체에 산소 부족과 여러 합병증을 일으킨다. 65세 이상 인구의 20~40%에서 발생하며, 깊은 수면이 줄고 깨는 횟수가 많아진다.
노년기에도 7~8시간의 수면이 권장되며, 신체활동을 늘리고 수면 환경 개선을 위해 질환이나 약물 등에 대해 의사나 전문가와 상담해 관리하는 게 필요하다. 낮에 햇볕을 쬐며 규칙적으로 신체 활동을 하면 밤에 숙면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어둡고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김 과장은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으로 수면의 질이 저하됐다고 느끼는 고령층이라면 병원에서 하루 숙박하며 수면 중 뇌파, 호흡, 심박 수, 산소포화도를 동시에 측정하는 수면검사를 실시하면 좋다. 노인 환자는 노화로 인한 생리적 변화, 전신 질환의 영향으로 수면장애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면검사를 하면 심부전, 고혈압, 뇌졸중, 치매 위험을 높이는 수면무호흡증까지 조기 발견할 수 있다”라며 “코골이와 주간 졸림,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다면 수면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으므로 고령층이라면 수면 패턴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