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현재 인공지능(AI)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SK는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행사 기조연설 무대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규모 경쟁으로 가면 막대한 자원 낭비와 비효율이 발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AI Now & Next’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SK그룹의 AI 현재와 미래 전략과 과제 등에 관해 소개했다. 그는 △추론(Inferencing)의 본격화 △기업간거래(B2B)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 △AI 에이전트(Agent) 등장 △국가 단위의 경쟁 등 네 요인이 AI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300억 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24% 성장해 올해는 600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최 회장은 “지금까지는 대규모 학습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실제 응용 수요가 훨씬 커졌다”며 “여기에 기업 입장에서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AI를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의 AI 도입 규모는 약 70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연평균 43% 성장해 3년 뒤에는 1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는 “이제 사람이 AI에게 명령하는 단계를 넘어 AI끼리 스스로 협력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각국 정부도 자국 주도 AI 생태계 구축에 뛰어들면서 국가 경쟁력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러한 AI의 폭발적 성장으로 정확한 수요의 예측 어려움, 공급망 병목 현상, 에너지 부족 등의 장애가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 회장은 단순히 규모 경쟁이 아닌 효율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고성능 메모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양산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AI 칩의 성능을 제약하는 가장 큰 요소가 메모리 대역폭이다. 이를 해결 하는 방법이 고대역폭메모리(HBM) 확장”이라며 “SK하이닉스는 청주에 새로운 HBM 공장을 완공했고, 2027년에는 용인 클러스터도 가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용인 클러스터에는 청주의 M15X 공장 24개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동시에 초고용량 HBM과 차세대 낸드 기술 개발을 병행해 기술 측면에서도 병목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효율적인 AI 데이터센터 구축도 강조했다. SK그룹은 가산 AI 데이터센터를 완공했으며, 최근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최 회장은 “엔디 제시 AWS CEO와 오랫동안 미래 컴퓨팅 인프라에 대해 논의했다”며 “가장 효율적인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AI 반도체 생산 과정 자체에서 AI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생산 공정에 디지털트윈과 자율제조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며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가상 공장을 운영하고, 제조 공정을 AI로 최적화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이 모든 일은 SK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처음부터 파트너와 함께 설계하고 개발하는 ‘오픈 파트너십’이 전략의 핵심”이라며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다. 고객과 파트너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우리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