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질감부터 통나무, 내부 장식까지⋯수작업ㆍ해외공수로 완성도 높여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5층에 조성된 현대백화점의 크리스마스 마을 ‘H 빌리지’을 찾았다. 오랜 연식이 느껴지는 나무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며진 입구를 지나니 새하얀 겨울 마을과 숲이 펼쳐졌다. 산타와 엘프, 루돌프와 귀여운 아기곰 해리 등이 모여 사는 ‘크리스마스 공방(Atelier de Noel) 마을’이다. 통나무 코티지(Cottage·전통적인 시골집)로 소박하지만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을 중앙에는 천장을 찌를 듯한 8미터(m) 높이 나무를 중심으로 총 100그루의 숲이 있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흰 눈과 크리스마스 전구로 은빛 장관이었다. 흰 늑대 등 겨울 동물까지 더해져 생생함을 더했다. 특히 하얀 눈의 질감은 가까이서 봐도 진짜 눈 같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붕 위 눈이나 고드름 등은 레진을 통해 하나하나 구현해 실제 눈처럼 보이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H빌리지는 △산타의 집 △편지공방 △선물공방 △포장공방 △루돌프의 집 △선물상점 등 총 5개의 공간과 별도의 PB샵으로 조성됐다. 지난해 ‘움직이는 대극장’을 콘셉트로, 최고의 쇼를 펼치기 위한 대극장을 찾으러 열기구 모험을 떠났던 아기곰 해리가 또 등장했다. 현대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시그니처 캐릭터인 해리는 올해 감기에 걸린 산타와 루돌프를 대신해 숲속 친구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에 분주한 콘셉트다.

H빌리지에서 눈길을 끄는 단 한 곳만 꼽자면 바로 ‘선물공방’이다. 이곳에선 공중에 떠 있는 편지와 호두까기 인형, 미니어처 기차, 디오라마 등 다양한 오브제가 저마다의 속도로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쪽 편에는 해리와 비버 등이 뜨개질과 재봉틀 등 선물 제조에 분주해 깨알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선물 포장공방과 루돌프의 집에서도 의외의 동물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선물공방 내 물건은 모두 해외에서 공수한 것들로, 개수는 딱 1000개”라며 “포장공방의 선물상자도 1000개로 맞췄고 선물박스 역시 하나하나 직접 수작업 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현대백화점 담당자들이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크리스마스 오너먼트(장식)와 직접 만든 다양한 동작과 표정의 해리 곰인형과 엽서 등 PB상품을 구경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하루 평균 PB 제품 판매량은 300여 개, 최고 인기 상품은 ‘아기곰 해리 키링’이다
올해 H빌리지 테마는 진심이 담긴 선물의 가치를 방문객들이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는 공간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지난해 열기구와 움직이는 크리스마스트리 등 역동성은 다소 줄어든 대신 연말 크리스마스 특유의 여유로움과 디테일이 눈에 띄었다. 연출을 총괄한 정민규 현대백화점 VMD팀 책임 디자이너는 “모든 것이 간편해지는 시대에 손편지, 수공예처럼 느리지만 마음을 전하는 모든 과정을 이미지로 표현하는 데 힘을 실었다“고 강조했다.

더현대서울의 크리스마스 공방은 개장 이틀 만에 2만 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리는 등 크리스마스 명소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경쟁사들도 크리스마스 시즌 대전에 돌입, 집객과 매출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에 ‘스위트 홀리데이’ 테마를 담은 크리스마스 연출을 공개했고, 20일 잠실 롯데월드몰 잔디광장에 역대급 규모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오픈할 예정이다. 명동 본점타운 외벽의 대형 미디어 파사드를 적극 활용 중인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말 ‘시간을 잇는 마법의 세계’를 주제로 미디어 아트 티징 영상을 공개했고, 7일 본 영상을 공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