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디지털트윈 구현 핵심칩으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엔비디아와 함께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나서며 선택한 제품은 ‘RTX 프로(PRO)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이다. 이 제품의 성격은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두뇌’보다는, 실제 세계를 인식하고 움직이는 ‘몸’에 가깝다. 산업 현장과 로봇, 디지털 트윈 등 현실 기반의 ‘피지컬 AI’를 구현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선택으로 풀이된다.
1일 엔비디아에 따르면 RTX 프로 6000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최신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적용 분야는 에이전틱(Agentic) AI와 물리 AI, 과학 컴퓨팅 등 폭넓다. 사실적인 렌더링, 3D 그래픽, 실시간 영상 처리까지 다양한 산업·연구 영역을 포괄한다.
엔비디아는 이를 △에이전트형 AI 및 생성형 AI △산업·물리적 AI 애플리케이션 △AI 기반 렌더링과 그래픽 △과학 컴퓨팅 및 데이터 분석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RTX 메가 지오메트리’와 같은 신경망 그래픽 기술을 적용해 기존보다 최대 100배 많은 레이 트레이싱 삼각형을 처리할 수 있다. 사실적이고 물리적으로 정확한 장면과 몰입감 높은 3D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런 구조 덕분에 블랙웰 GPU는 로보틱스와 디지털 트윈 등 ‘피지컬 AI’ 분야에 적합한 칩으로 평가된다. 물체를 감지해 팔을 움직이거나, 공장이 현실처럼 재현되는 3차원(3D)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때 필요한 시각·공간 연산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산업 현장의 반응형 모델링과 로봇 제어 등, AI가 ‘세상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영역에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RTX 프로 6000 블랙웰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신 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트7(GDDR7) 메모리를 탑재했다. HBM이 대규모 학습용 AI 서버에 적합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전력 소모가 큰 반면, GDDR7은 그래픽 처리와 물리 시뮬레이션에 강점을 가진다. 속도보다 즉각적인 반응성을 우선시한 설계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기업들은 확보한 GPU를 디지털 트윈과 제조 로봇 연구개발(R&D)에 투입할 계획이다. 산업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가상공간에서 설비를 시험하고, 로봇의 동작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사용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중 우리 정부, 민간 기업과의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우리나라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공급키로 했고, 정부는 이를 통해 AI 컴퓨팅 인프라를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네이버는 피지컬 AI 등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엔비디아와 협력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현대차·엔비디아는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삼성전자와 SK는 엔비디아의 GPU를 활용해 반도체 생산 공정 개선을 위한 디지털 트윈 구축 등 피지컬 AI에 적극 투자한다. HBM 공급 확대 등 반도체 파트너십 강화 방안도 함께 논의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