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부진 털고 4분기 회복 시동…내년 실적 모멘텀 전환점
관세 부담 절반↓…현대차 2조4000억ㆍ기아 1조6000억 이익 개선 전망

209일 만에 관세 장벽이 낮아졌다. 미국이 올해 4월 3일부터 부과하던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면서 현대자동차·기아가 4분기 실적 회복의 시동을 걸었다. 한미 간 관세 협상 타결로 수익성 개선은 물론 내년 글로벌 경쟁 구도의 균형추가 다시 맞춰질 전망이다.
2일 현대차ㆍ기아에 따르면 현대차는 3분기 매출 46조7214억 원, 영업이익 2조53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증가, 29.2% 감소를 기록했다. 역대 3분기 최대 매출에도 관세 부담이 1조8000억 원가량 반영되며 수익성이 떨어졌다. 기아 역시 매출 28조6861억 원, 영업이익 1조46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8.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9.2% 줄었다. 미국 관세 영향 본격화(관세비용 1조2000억 원)와 글로벌 인센티브 증가, 기말환율 급등에 따른 충당부채 평가손 등으로 손익이 둔화했다.
3분기 부진을 겪은 양사는 관세 완화와 함께 4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5834억 원으로 하락세를 멈출 것으로 보인다. 기아 역시 4분기 2조 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며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인하는 국회 비준 이후 소급 적용돼 이르면 11월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25%에서 15%로 낮아질 경우 완성차 업계의 관세 부담이 최대 절반 줄어들 것으로 추산한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내년 영업이익은 약 2조4000억 원, 기아는 1조6000억 원가량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승조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은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1월 1일부터 소급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지만 명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소급 전제로 추가 비용 등과 관련해서는 계산 중”이라고 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관세 완화) 실제 효과는 12월부터로 내년부터는 온전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관세 인하가 현대차·기아의 실적 반등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IBK투자증권은 관세 인하로 현대차의 관세 부담이 연간 2조1000억 원 줄고 2026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14% 상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관세 인하 효과가 온기 반영될 경우 연간 2조2000억 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관세 완화에도 환율과 수요 둔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종료 등 구조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교보증권은 “관세율이 15%로 낮아지더라도 미국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보다는 원가 절감과 현지 생산 비중 확대가 핵심 과제”라고 진단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남은 기간 생산 전략 최적화와 글로벌 전동화 라인업 확충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4분기부터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기아는 EV4와 K8 하이브리드 등 신차가 미국 시장에 투입되며 판매 믹스 개선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관세 인하는 한미 간 자동차 교역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며 “현대차·기아 모두 4분기 실적 개선은 물론, 2026년 신차 사이클 진입과 함께 글로벌 점유율 확대의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