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을 떠나 약 2시간, 경기 안성시 공도기업단지에 자리잡은 HLB생명과학 안성2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의료기기 사업본부의 핵심 제품인 주사기의 생산기지로, 월 평균 2000만 개의 주사기가 만들어진다.
공장 2층에 들어서자 분주히 돌아가는 생산설비가 눈앞에 펼쳐졌다. 안성2공장의 핵심 경쟁력은 ‘완전 자동화·일괄 생산 시스템’이다. 주사기 형태를 성형하는 사출 공정부터 인쇄, 조립, 포장에 이르는 전 과정을 로봇 기능을 탑재한 인라인 자동화 설비로 수행한다.

원료로 사출한 주사기에 눈금을 인쇄하면 외통과 주사바늘, 밀대와 고무패킹이 각각 양쪽에서 공급돼 주사기가 조립된다. 개별 주사기는 종이와 플라스틱 시트로 블리스터(Blister) 포장된다. 이물질 유무, 인쇄 상태, 결합 여부 등 품질검사는 모든 공정마다 육안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안성2공장의 생산관리를 담당하는 김정희 HLB생명과학 생산부 대리는 “품질이 최우선”이라며 “청결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생산된 주사기는 출하되기 전 천안공장에서 멸균과정을 거친다. 생산량이 많을 때는 야간 작업 및 주말 근무가 필요할 정도로 바삐 돌아간다.

우리에게 친숙한 주사기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인 표준 주사기지만, 실제 종류는 용도와 포장방법 등에 따라 다양하다. HLB생명과학은 특수약물 주입을 구별할 수 있는 컬러 주사기, 나사처럼 돌려서 주사바늘을 결합하는 루어락(Luer lock) 주사기, 주사제 앰플의 유리가루나 바이알의 고무마개 파편을 걸러주는 멤브레인필터(Membrane filter) 주사기, 단단한 플라스틱 케이스에 개별 포장한 하드팩(Hardpack) 주사기 등을 생산한다.
3층에 증설된 생산라인에서는 하드팩 주사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내달 말 자동포장기가 들어오면 생산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글로벌 동물용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하드팩 주사기 생산설비를 갖춘 곳은 국내에서 현재 HLB생명과학이 유일하다.
하드팩 주사기는 파손이나 오염 위험이 적어 수의 진료, 예방접종 등 대동물 처치에 주로 활용된다. 우리나라에선 생소하지만 미국, 캐나다, 호주 등 목축업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수요가 높다. HLB생명과학은 미국 의료기기 유통기업 엘리슨메디컬(Allison Medical)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 시장에 진입했다.

내년에는 캐나다와 대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캐나다·호주·브라질·일본 5개국이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품질을 공동 심사하는 MDSAP(의료기기 단일 심사 프로그램) 인증을 진행 중이며, 유럽 MDR(의료기기 규정) 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의료기기 사업본부를 총괄하는 이광희 HLB생명과학 부사장은 “글로벌 주요 파트너사와의 협력 강화, 신규 유통망 확보,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매출 성장세는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며 “단순한 제조기업을 넘어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의 패러다임을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