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세액공제 없이 2분기 연속 흑자
북미 이어 유럽 ESS 전환 가속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대응을 위해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다. 6월부터 양산에 돌입한 미국 미시간 공장의 생산 안정화와 함께 유럽 폴란드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30일 LG에너지솔루션은 실적 설명회를 열고 올해 3분기 매출 5조6999억 원, 영업이익 6013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4.1%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4%, 22.2% 늘어나며 회복세를 보였다.
3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금액은 3655억 원이다. 이를 제외한 3분기 영업이익은 2358억 원이다. IRA 세액공제 없이도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4분기에는 실적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견조한 ESS 수요와 원통형 소형전지 출하 증가세로 매출 증가세는 이어지겠지만, 북미 고수익 전기차향 제품 출하 감소와 미국 조지아 공장 구금 사태에 따른 일시적 운영 차질로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간 매출 목표도 '전년 대비 5~10% 수준 성장'에서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중반% 수준 감소'로 낮춰 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속 성장이 예상되는 ESS 시장에 생산능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ESS 사업에서 약 120기가와트시(GWh)에 이르는 수주잔고를 확보했으며, 주요 글로벌 고객사와 신규 협업 및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인 만큼 수주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ESS 수요 대응을 위한 신·증설 대신 기존 생산 거점을 활용해 가동률을 극대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월부터 미국 미시간주 공장에서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미시간 램프업(생산 확대)을 조기 안정화하고, 일부 신규 합작공장(JV)은 가동 속도를 조절하며 ESS 중심 양산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유럽에서는 폴란드 공장에서 연내 첫 전기차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고,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경쟁력 확보를 위해 셀부터 시스템 운영·관리까지 아우르는 역량을 확보한다. 롱파우치형 폼팩터를 기반으로 고밀도·고집적 셀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용량을 높이고 단위당 비용을 낮춘 신제품을 개발 중이며, 2027년까지 각형 기반 LFP ESS 제품을 준비할 예정이다. 또한 ESS 시스템통합(SI) 자회사 버테크를 통해 전력 수요 예측과 거래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종합 솔루션 제공자'로서의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포트폴리오도 강화한다. 고성능 차량 대상으로는 연내 오창공장에서 46시리즈(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 이후에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대응한다. 해당 제품은 니켈 함량을 94% 이상으로 높였고,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해 급속충전 성능을 강화한 기술도 개발 중이다. 표준형 모델에는 고전압 미드니켈을, 중저가형에는 파우치형 LFP 배터리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세분화한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축적된 제품·기술 경쟁력과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객가치 실현과 미래 성장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