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ㆍKBㆍIBKㆍ미래에셋 목표가 상향 릴레이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지배력을 앞세운 실적 모멘텀을 기반으로 주가가 고공 질주하고 있다. 29일 장중 56만 원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가를 새로 쓴 가운데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70만 원까지 상향 조정하며 ‘HBM 슈퍼사이클’ 진입을 공식화했다. 외국인의 단기 차익 매물이 출회됐음에도 기관과 연기금, 개인까지 매수에 가세하면서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7.10% 오른 5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5만9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 400조 원(406조 2253억 원)을 돌파했다. 연초(17만1200원) 대비 상승률은 220%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주가 상승 배경에는 HBM 경쟁력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이 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SK하이닉스의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4.98% 급등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엔비디아가 삼성전자ㆍSK그룹과의 AI 공급 협력 강화를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시장에서는 “AI 연산 성능 경쟁이 메모리 의존도를 높이고 있으며, 그 중심에 SK하이닉스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모멘텀도 뒷받침되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가 발표한 3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회사는 “HBM 수요는 최소 2027년까지 공급을 앞지르는 구조적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황이 과거 가격 변동 중심의 사이클형 구조였다면 지금은 장기공급계약(LTA) 기반의 기업간거래(B2B) 메모리 시장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는 HBM 중심 이익 체질 개선을 근거로 목표주가 상향에 나섰다. 대신증권은 이날 리포트에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70만 원으로 상향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업황은 재고 사이클 회복이 아니라 메모리 산업 판 자체가 바뀌는 구조적 구간”이라며 “SK하이닉스는 설비투자 절제(capex discipline)와 HBM 중심 제품 믹스 개선으로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되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6년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62조 원에서 72조 원으로 높인다”며 “타깃 P/B도 2.6배에서 3.0배로 상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KB증권도 SK하이닉스를 ‘공급자 우위 전환의 최대 수혜주’로 제시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HBM은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이 확대되는 구조여서 가격 협상력이 메모리 업체로 이동하는 국면”이라며 “이는 메모리 산업이 단가 경쟁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현금흐름 기반의 사업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그는 목표주가를 기존 46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상향했다.
IBK투자증권은 AI 서버 수요가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성장 동력이라고 진단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반도체는 데이터 처리량 증가로 메모리 탑재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구조적 시장”이라며 “HBM4 양산과 고객 확대가 2025년 이후 실적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표주가 70만 원을 유지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이날 목표주가를 기존 52만 원에서 68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