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상환 급증…연 수익률 최고 19%
“상승 국면서 진입 시 손실 위험 유의해야”

코스피가 4000포인트 돌파하는 등 국내외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홍콩H지수 손실 사태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글로벌 증시 활황과 함께 빠르게 회복되며, 발행액과 조기상환 규모가 동반 급증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위 10개 증권사의 ELS 발행액은 17조3421억 원으로 지난해 전체(15조7296억 원)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달 발행 규모는 2조2795억 원으로, 2023년 11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2조2244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NH투자증권(2조1838억 원), 하나증권(2조1064억 원), 삼성증권(1조6601억 원), 신한투자증권(1조5630억 원)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발행액이 80% 이상 늘며 4위에서 1위로 상승했다.
ELS는 주요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파생결합증권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면 수익을 지급하도록 설계된다.
조기상환 규모도 급증세다. 올해 ELS 조기상환 금액은 14조8825억 원에 달했다. 지난달에만 1조9828억 원이 조기상환돼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1월(7134억 원) 대비 약 2.8배에 이른다.
이달 조기상환된 투자자들의 연 환산 수익률은 6~19%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200·유로스톡스50·S&P500 등 3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조기상환 금액이 7437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평균 연 환산 수익률은 6.57%였다.
ELS는 일정 시점마다 기초자산이 조건을 충족하면 만기 전에 자동으로 조기상환된다. 지수가 상승세를 보일수록 조기상환이 늘어나고, 이는 투자자에게 빠른 수익 실현 기회를, 증권사에는 재발행 여력을 제공한다.
홍콩H지수 급락으로 ELS 손실 피해가 커졌던 지난해와 달리 글로벌 증시 상승세와 함께 ELS 발행과 조기 상환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투자 수요와 함께 조기상환 조건이 채워지면서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3424.60에서 4042.83으로 18% 급등했고, 이날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미국 3대 지수 역시 연일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초자산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상황에서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가입 시점의 기초자산이 고점에 있을 경우, 이후 조정 국면에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ELS는 수익률은 높지만 그만큼 위험도 큰 가운데 모든 지수가 고점을 경신할 때는 낙폭이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며 “세계 증시의 흐름과 각국 통화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