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관세는 국내 화장품의 단기 수익성에 부담을 줬지만, 시장 점유율 확대의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채널 확장, 색조 제품 수출 급증으로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놈앤컴퍼니와 같은 스몰캡 중심의 기술 기반 브랜드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27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한국산 화장품은 미국 관세 이후에도 미국 수입시장에서 유일하게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국내 화장품 업종의 영업이익은 미국 관세 영향으로 둔화했지만, 관세가 시행된 5월 이후 대미 수출 증가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4월까지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하던 대미 수출은 5~7월 평균 18%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화장품 수입은 평균 2.8% 감소했다. 주요국별로 프랑스 –18%, 캐나다 –1%, 이탈리아 –4%였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32% 급감했다. 현재 중국산 화장품의 미국 평균 관세율은 약 55%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산 저가 제품 감소는 한국산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7월 이후 미국 내 한국 화장품 점유율은 27.1%로, 14월 평균 21.2%보다 5.9%포인트 상승했다. 주요 수입 5개국 중 점유율이 오른 국가는 한국뿐으로, 관세가 단기 부담이 아닌 점유율 확대 계기로 작용한 셈"이라고 짚었다.
한국의 대미 화장품 수출은 꾸준히 증가 중이다. 월평균 수출액은 2022년 5880만 달러에서 2025년 1억4790만 달러로 2.7배 늘었다. 수입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13.5%에서 23.7%로 상승했다. 미국 전체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나타난 흐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채널 측면에선 온라인 중심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 중이다. 미국 유통의 85%가 오프라인인 만큼, K-뷰티의 성장 여력은 여전하다. 에이피알, 아누아, 달바글로벌 등 주요 브랜드들이 잇따라 현지 매장에 입점했다.
메리츠증권은 대표적 사례로 지놈앤컴퍼니을 꼽았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에서 화장품 사업으로 확장한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 공생 미생물군으로, 피부장벽 유지 및 면역 조절에 기여한다. 2021년 론칭한 브랜드 '유이크(UIQ)'는 자체 R&D 기반의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으로, 톤업 선크림·클렌징밤·쿨링패드 등이 주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