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겨울 애널리스트 프로그램 통해 정직원 입사
"거버넌스와 현장에 직접 관여…오너처럼 생각하고 행동"
"함께 일하고 싶은 파트너 되는 게 목표"

통상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PE)는 출자자(LP)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해 투자에 나선다. 골드만삭스, 베인앤드컴퍼니 출신의 김수민 대표가 이끄는 UCK파트너스는 경쟁 입찰에 참여하기보다는 창업자와 수년간 유대감을 쌓아 거래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창업자와 장기간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 방향에 대한 철학을 공유한 뒤 투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UCK가 경쟁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쟁이 붙으면 적정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UCK는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며 장기적 가치를 추구하는 하우스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투자 성과를 기록한 포트폴리오로는 공차와 메디트 등이 꼽힌다. UCK는 2014년 공차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후 5년 후인 2019년에 6배에 달하는 기업가치로 키워 되파는 데 성공했다. 2022년 말에는 의료기기 회사인 메디트를 인수가의 4배인 2조4600억 원에 매각했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 등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매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UCK가 키워낸 80~90년대 생의 젊은 투자자들이 맹활약 중이다. UCK는 성공적인 투자를 키워내기 위해 ‘애널리스트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단기로 채용해 PE의 실무 경험만 제공하는 인턴이 아닌 ‘정직원 전환용 인턴십’의 일환이다. 애널리스트 프로그램으로 입사해 현재는 핵심 인력이 된 김성진·양종문 수석은 “UCK의 인턴십은 단순한 실무 체험이 아니라 운용사 철학과 직결된 프로그램”이라고 자신했다. 양 수석은 “PE 업계에서 일하려면 다양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힘이 필요하다”라며 “UCK는 그런 역량을 1년 차 때부터 체계적으로 쌓게 해주는 곳”이라고 자신했다. 김 수석 역시 “회계·모델링만 배우는 게 아니라 기업을 깊이 이해하고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 전체를 배웠다”라고 회상했다.
이들은 커리어 시작을 UCK로 시작해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두 사람 모두 UCK에 인턴으로 입사해 정직원이 된 케이스다. UCK에 인턴으로 입사한 신입사원은 3년 차까지 ‘애널리스트’라는 직급으로 활동한다. 실무적인 업무를 지원하면서 딜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 시기다. 양 수석은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기간 동안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전체적인 딜 구조를 파악하고,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김 수석은 “UCK는 인턴 출신부터 다양한 배경의 경력직까지 함께 일하기 때문에 한 건의 투자를 여러 시각에서 볼 수 있다”면서 “서로 다른 접근이 조화롭게 섞여 성과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 모두 UCK에 인턴으로 입사해 정직원이 된 케이스다. 양 수석은 "학부 시절부터 투자업에 관심이 많았다"며 "특히, 투자 전 기업을 철저히 파악하고 투자 후 이를 기반으로 가치 창출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PE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UCK에서 인턴을 진행한 6개월 동안 여러 경험을 하며 보람을 느끼는 일이 많아 정직원으로 전환했다. 김 수석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부터 투자학회에서 리더 역할을 맡으며 PE에 관심이 많았다"며 "기업의 성장 과정을 직접 다룬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2018년 UCK에 합류한 김 수석은 인턴 당시 실제 투자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PE 업무를 배울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정직원으로 전환했다.
물론 UCK에서 인턴을 경험한 후 글로벌 투자은행(IB)이나 다른 PE로 입사한 예도 많다. 두 수석이 입사할 때까지만 해도 UCK를 포함해 PE 업계가 대중적이지 않았을 때다. 특히, 당시 UCK가 결성한 블라인드펀드는 1개에 불과했고, 투자한 회사도 두 곳 뿐이었다. 다만, 파트너를 비롯해 모든 직원이 중·장기적으로 펀드를 키울 방법을 고심하는 모습을 보면서 회사와 함께 자신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 정직원이 되기로 했다.
UCK에 인턴을 통해 입사한 후 신입사원은 3년 차까지 '애널리스트'라는 직급으로 활동한다. 실무적인 업무를 지원하면서 딜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 시기다. 양 수석은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기간에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전체적인 딜 구조를 파악하고,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UCK는 인턴 출신부터 다양한 배경의 경력직까지 함께 일하기 때문에 한 건의 투자를 여러 시각에서 볼 수 있다"면서 "서로 다른 접근이 조화롭게 섞이는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UCK는 인턴과 파트너까지 전원이 자유롭게 투자에 대해 논의하는 수평적 분위기가 깔렸다. 양 수석은 "수평적인 조직이 되려면 주니어들의 열린 태도도 중요하지만, 시니어들이 먼저 피드백을 받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반기마다 전 구성원이 익명으로 피드백을 해주는 '리뷰 프로세스'를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파트너급도 스스로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받고, 실제로 피드백을 받으면 바뀌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 수석은 UCK의 가장 큰 강점은 구성원 모두가 운용사 오너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점"이라며 "단순한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니라 포트폴리오사의 운영 효율화와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 현장 개선까지 함께 추진한다"고 말했다.
엄지식품 투자와 기업가치 제고 과정에 이런 UCK만의 문화가 뭍어난다. 엄지식품은 국내 최초 냉동만두 제조 업체로, UCK가 품은 것은 2022년이다. UCK는 엄지식품을 단순 제조사가 아닌 가정간편식(HMR)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산으로 보고 투자를 집행했다. 이듬해 수지스퀴진을 추가로 인수한 뒤 엄지식품과 합병했다. 수지스퀴진은 제조 역량은 없으나 HMR 제품 기획 및 브랜드 운영에 강점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거래로 엄직식품은 HMR 플랫폼에 필요한 역량들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김 수석은 "엄지식품은 수지스퀴진을 통해 HMR 제품 기획부터 제조, 유통, 브랜딩·마케팅까지의 밸류체인을 완성했다"면서 "K-푸드 트렌드에서 유일무이한 HMR 플랫폼으로 변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진정한 밸류업의 의미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기업이 자칫 위험에 빠질뻔했을 때 탈출구를 마련한 곳도 있다. 바로 로젠치즈앤푸드다. 로젠치즈앤푸드는 국내 대표 가공치즈 생산업체다. UCK는 유니슨캐피탈 시절이던 2018년 로젠치즈앤푸드를 인수했다. 로젠치즈앤푸드는 유럽에서 치즈 원물을 수입해 가공 후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해 왔는데, 인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물류비 급등과 인력난을 겪었다. UCK는 경영진과 협의해 치즈 원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유통기한 2년짜리 재고를 냉동으로 보관해 공급망 충격을 흡수했고, 결과적으로 팬데믹 기간에도 안정적인 영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코로나19의 장기화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업의 피해를 줄인 것이다. 김 수석은 "당시 대부분이 코로나를 단기 현상으로 봤지만, 우리는 장기화를 가정하고 대비했다"며 "이런 선제적 판단과 실행력이 UCK의 밸류업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관여하는 사후관리 방식은 딜 소싱 과정에서도 비슷하다. UCK의 포트폴리오 기업에 소비재가 많은 만큼 직접 현장에 가서 수요를 확인한다. 특히 이런 현장 확인 방식은 인턴제가 한몫한다. UCK의 가장 어린 직원은 2003년생이며, UCK의 김수민 대표는 1969년생이다. 투자처를 확인할 때 여러 세대의 관점에서 투자를 검토하기 때문에 한 세대에 편향된 투자를 집행하지 않는다.

양 수석은 UCK의 투자 포인트에 대해 "성장성과 안정성,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UCK가 투자한 후 밸류업 할 수 있는 곳을 선정한다"며 "F&B 분야로 예를 들면, 유행 혹은 시장 환경에 따라 급변하지 않고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해외 확장성이나 제품 경쟁력의 범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결국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성장 잠재력이 있는 투자를 고민한다. 이러한 접근이 UCK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과 맞닿아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 확장성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기업에 심어, 궁극적으로 국내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글로벌에서 경쟁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UCK는 ESG 경영을 투자 전 과정에 내재화하고 있다. 김 수석은 "UCK는 기본적으로 투자기업이 투명하고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한다"며 "투자 단계부터 밸류업 중심의 투자 논거를 세우고, 이후 실행을 지원한다"면서 "기업이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고용과 산업 생태계가 확장된다. 이런 선순환을 만들어가는 것이 책임경영의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수 후 가치를 창출하고, 회수하는 과정에서 ESG를 준수한다"며 "포트폴리오 회사의 성장을 위해 투자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고용 창출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UCK가 2014년 인수한 공차는 2015년 고용노동부의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됐고, 2017년 인수한 에프앤디넷은 2018년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뽑히기도 했다. 또한, MBK파트너스와 함께 인수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양 수석은 PE 업계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사업 감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단순히 앉아서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재무 모델을 만드는 것을 넘어 종합적인 사업 감각과 실행력을 요구한다"면서 "다양한 문제들을 계속 마주치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문제 파악·해결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부만으로는 기르기 어려운 능력이므로 PE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여러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은 "투자를 검토할 때 '좋은 회사'를 찾는 것이 아닌 '좋은 투자'가 될 수 있도록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며 "기업마다 자신만의 성장 시나리오와 논리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하고, 그 역량이 쌓이면 투자 판단의 깊이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 수석은 "UCK가 매수·매도인, 출자자, 자문사 등 여러 이해관계자로부터 '가장 같이 일하고 싶은 파트너'로 평가받는 게 목표"며 "함께 일하고 싶은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기업과 함께 성장하며 변화를 만들어내는 운용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수석은 "기업과 함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하우스가 되길 바란다"며 "단순한 투자 관계를 넘어 서로의 성장과 상생을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며 "개인적으로도 그러한 가치 창출의 과정을 주도하고,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장 사례를 만들어가는 투자를 꾸준히 하고 싶다"고 전했다. 양 수석은 "현재 UCK에 있는 인원들은 각자 맡은 포트폴리오를 책임감 있게 이끌고 있다. UCK의 밸류는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