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이 내수 흥행 견인, 韓보다 자국영화 비율 ↑
작년 日서 개봉한 韓영화 66편, 미국·프랑스 이어 3위

지난해 일본 영화산업은 자국영화와 외화 사이의 극단적 양극화 속에서 애니메이션의 독주가 두드러졌다. 전체 극장 흥행 수입은 2069억8300만 엔(한화 약 1조9200억 원)으로 자국영화 점유율이 75.3%를 기록해 시장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26일 영화계에 따르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일본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영화시장 흥행 상위 10편 중 8편이 자국영화였고 그 가운데 7편이 애니메이션이었다.
'명탐정 코난: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158억 엔)과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116억 엔)이 나란히 100억 엔을 돌파하며 흥행 1, 2위를 차지했다. 두 영화는 모두 배급사 도호에서 배급했다. 도호는 토에이, 쇼치쿠와 함께 일본 3대 배급사 가운데 하나다.
이 밖에도 도호는 '극장판 스파이 패밀리 코드: 화이트', '라스트 마일', '이상한 집',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지구 교향곡' 등 흥행 20위권 중 11편을 배급하면서 지난해 전체 시장의 55%를 점유했다. 작년에만 913억4000만 엔의 배급 수입을 올렸다.

지난해 일본 자국영화는 1558억 엔(한화 약 1조4000억 원)의 흥행 수입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의 75.3%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다. 한국의 지난해 극장 전체 매출액은 1조1945억 원으로 이 가운데 자국영화 점유율이 57.8%, 총 6910억 원의 흥행 수입을 거뒀다. 일본은 탄탄한 팬층이 있는 애니메이션이 내수 흥행을 견인해 자국영화 비중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 영화시장은 애니메이션이 독주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크게 흥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367억 엔의 수입을 올리며 흥행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작품은 일본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흥행 6억 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제치고 역대 일본영화 흥행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2020년에 개봉한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다. 일본 역대 박스오피스 1, 2위 모두 '귀멸의 칼날' 시리즈가 차지한 셈이다.
영진위는 "수십 년에 걸쳐 만화, TV 애니메이션, 상품 등으로 구축된 거대한 IP 생태계의 정점에 있는 결과물"이라며 "그 결과 일본 애니메이션은 모든 연령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 독창적인 시각적 스토리텔링, 복잡하고 보편적인 주제 탐구를 통해 관객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한 한국영화는 총 66편이었다.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외국영화 공급국이 됐다. '서울의 봄'과 '파묘' 등 흥행작들을 포함해 K팝 콘서트 및 다큐멘터리가 개봉했다. 또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5편이나 개봉하면서 작가주의 영화도 꾸준히 소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