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산 수입 확대 약속 지키지 않아
“정상회담 앞두고 협상 우위 노린 전략”

미국 정부가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진행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과거 미국과 체결했던 무역 합의들을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미국과 타결한 1단계 무역합의를 완전히 이행했는지에 대해 무역법 301조에 입각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조사는 중국이 약속했던 사안들을 얼마나 이행했는지 살펴보고, 불이행했다면 이에 따라 미국에 어떤 부담이 발생했는지, 중국의 약속 불이행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USTR 측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중국에 무역 관행을 수정할 것을 압박했다. 이후 양국은 수개월 동안 무역 전쟁을 치른 끝에 2019년 말 무역 협상을 최종 타결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지식재산권, 기술 이전, 금융 서비스, 통화 및 환율 등의 분야에서 정책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2년간 미국산 상품이나 서비스의 연간 수입액을 2017년 대비 최소 2000억 달러를 늘릴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중국은 2000억 달러 수입 증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출범 전부터 중국이 합의를 지키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비판을 이어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출범 당일이었던 1월 20일에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 각서를 통해 행정부에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여부를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관세 부과 등의 조치를 할 것을 권고하는 지시를 내렸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무역합의 발효 이후 5년이 지났다”며 “그간 미국은 이행 우려 해소를 위해 중국과 계속해서 대화했지만, 비관세 장벽, 시장 접근,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 구매 증가 등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NYT는 USTR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조사를 시작한 것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추가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번 조사가 오히려 중국을 자극해 협상에 차질을 줄 것이란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