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이후 첫 한·중·일 양자 회담
美 현지언론 미·중 정상회담에 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다.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 정상을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미국 현지 언론의 관심은 6년여 만에 성사된 미·중 정상회담에 집중돼 있다.
23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을 밝혔다. 4박 5일 동안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먼저 말레이시아 일정은 26일 시작한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양자 회담을 가진 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 실무 만찬에 참석한다.
이튿날(27일) 일본으로 이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 양자 회담에 나선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출된 뒤 첫 외교무대로 미·일 정상회담에 나서는 셈이다.
일본에서 2박 3일 일정을 소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한국에 온다. 일본 체류 기간(3일)보다는 짧은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다만 이번 순방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한국에서 맞는다.
방한 첫날인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두 번째 양자 회담에 나선다. 지난 8월 25일 이 대통령의 방미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회담 장소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예정된 경주로 잡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이날 APEC 최고경영자(CEO) 오찬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같은 날 저녁 정상들과 실무 만찬(working dinner)을 갖는다.
아시아 순방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주한다. 시 주석과의 만남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여만.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전날 두 정상의 회담이 '약식 회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긴 회담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순방 일정은 30일 밤 끝난다. 일정과 동선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안보와 무역에 방점을 찍었다.
먼저 말레이시아에서 아세안 주요 회원국들과의 만난다. 동남아시아로 영향력을 확대 중인 중국을 견제한 행보로 풀이된다. 28∼30일 일본ㆍ한국ㆍ중국 정상과 차례로 만나는 협상 테이블에는 '관세'가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나아가 중국과 정상회담에서는 패권을 사이에 놓고 양 정상이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핵 군축까지 거론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미국 현지 언론 역시 한·중·일 연쇄 정상회담보다 사실상 미·중 양자 회담에 더 큰 의미를 부여 중이다. AP통신은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 FDD(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 크레이그 싱글턴 연구원의 분석을 바탕으로 "틱톡 합의가 완성됐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은 주장을 고집하고, 미국은 회담 이후 스스로를 승자로 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