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고객 인게이지먼트 플랫폼 SAP 에마르시스(SAP Emarsys)가 최근 5개국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Customer Loyalty Index(고객 충성도 지수) 2025’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는 “제품이 바이럴될 경우 더 신뢰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또 64%는 “브랜드보다 특정 제품에 더 충성한다”고, 43%는 “유행이어서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각각 응답했다.
SAP 에마르시스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사라 리히터(Sara Richter)는 “트렌드는 브랜드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소비자에게 맞춘 실시간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면 일시적 관심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전 세계 시장에서 실제로 확인되고 있다. 홍콩 아티스트 카싱 룽(Kasing Lung)이 만든 캐릭터 ‘라부부’는 중국 토이 브랜드 팝마트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트렌드 소비’의 대표 사례로 떠올랐다. SNS를 중심으로 중국·한국·일본은 물론 유럽과 동남아에서도 라부부 관련 해시태그와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일부 한정판 제품은 발매 직후 매진됐다.
그러나 일본 IT 미디어는 22일, '라부부 트렌드는 오래가지 않는다? ― 딜레마를 안은 인기 캐릭터가 잃은 가치' 기사에서 “인기의 급속한 확산이 오히려 희소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트렌드 중심 소비의 한계를 지적했다.
시장 분석은 더 구체적이다. 중국 아트토이 시장에서는 블라인드박스 피로·가격 민감도·제품 포화로 ‘구매 축소 의향’이 의미 있게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고, 업계 연구는 짧은 제품 사이클·문화적 피로·모조품 확산을 위험 요인으로 꼽는다. 유행이 매출을 끌어올리지만, 브랜드·IP의 지속 가치는 쉽게 훼손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와 라부부 사례는 모두 ‘트렌드 소비의 단명성’을 보여준다. 짧고 강렬한 유행은 즉각적인 매출을 만들지만, 브랜드 정체성과 팬덤의 지속성은 약화될 수 있다. SAP 에마르시스 보고서도 “트렌드는 브랜드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소비자에게 맞춘 실시간 경험 제공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트렌드를 타되, 트렌드에 소모되지 않는 설계가 장기 생존의 관건으로 떠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