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23일 폐막했다. 이번 회의는 차기 지도자 신호 없이 시 주석 중심 체제와 2035년 중장기 목표를 제시하면서 사실상 4연임을 정당화하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전체회의는 시 주석의 후계구도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2035년까지 경제력·과학기술력·국방력·국제영향력을 대폭 강화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재차 강조했다. 이는 2027년 당 대회를 앞두고 4연임을 위한 정당성을 쌓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공보에서는 ‘시진핑 사상’을 연거푸 언급하면서 “전당과 인민이 시 주석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군 인사에서는 반부패의 상징적 인물인 장성민이 부주석으로 승진해 군 서열 3위에 올랐다. 문민 후계자가 아닌 시 주석과 동향인 군 인사가 전면에 배치되면서 군 통제 강화 의지의 연장선으로 풀이됐다. 중앙위원에서도 11명이 교체되며 2017년 이후 최대 규모의 인사였지만, 후계자급 인물은 등장하지 않았다.
경제 부문에서는 2026~2030년 제15차 5개년 계획을 확정하며 내수 확대와 기술 자립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육성과 함께 과학기술 분야에서 5년 동안 자립자강 수준을 대폭 높이겠다고 명시했다. 내수 측면에서는 “소비 활성화를 강력히 촉진하고 유효 투자를 확대한다”고 제시했다. “국민 생활의 질을 지속해서 향상시킨다” 등의 내용도 포함됐으나, 26년부터 5년간의 경제 성장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 목표는 없었다.
아울러 미국과의 장기 대립을 염두에 두고 국제 영향력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나타냈다. 국제 영향력의 확대를 새롭게 내세운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 협조를 외면하는 가운데 세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쥐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닛케이는 해석했다.
군사 분야에서는 “선진적인 전투력 건설을 가속한다”고 설명했다. 우주나 사이버 같은 새로운 영역에서의 군사력 강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 침체의 근본 원인인 부동산 불황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해 가을 추가 지원책을 내놨지만, 점차 효과가 약화하고 있어 시장은 다시 악화 국면에 들어섰다. 급증한 주택 재고를 해소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공급 능력을 높임으로써 발생하는 과잉 생산 문제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경제 성장을 유지하려고 공급 능력을 증강한 결과 공급량이 수요를 초과해 디플레이션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경제 성장과 공급 능력의 균형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