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23일)은 24절기 중 18번째 절기인 ‘상강’이다.
‘서리 상(霜)’에 ‘내릴 강(降)’ 자를 써서, 문자 그대로 ‘서리가 내린다’는 뜻이다. 가을의 끝자락이자 겨울의 문턱에 해당하는 시기로 태양의 황경이 210도에 도달할 때를 말한다. 양력으로는 매년 10월 23일 또는 24일 무렵이며 황도 12궁상으로는 전갈자리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상강은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들며 가을의 청명한 하늘이 이어지지만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대기 중의 수증기가 차가운 지표면에 닿아 엉기면서 서리가 내리고 일부 지역에서는 첫 얼음이 얼기도 한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국화가 활짝 피는 늦가을의 절정기다.
이 시기 농가에서는 한 해의 농사를 마무리하며 월동 준비에 나선다. 예로부터 “상강이 지나면 바닷고기에 알이 박힌다”, “조 이삭은 상강 넘으면 더 안 여문다”는 속담이 전해질 만큼 서리가 들기 전후로 추수가 끝나야 했다. 실제로 종자용 호박, 밤, 감, 수수, 고추, 깻잎 등을 수확하고, 고구마와 땅콩을 캐는 때이기도 하다. 남부지방에서는 이모작을 위한 보리 파종과 마늘 심기가 한창이다. “상강 90일 두고 모 심어도 잡곡보다 낫다”는 속담은 이 절기가 이모작 농사에 중요한 기준이었음을 보여준다.
상강 무렵에는 국화가 한창이라 국화주와 국화전을 만들어 먹으며 늦가을 정취를 즐겼다. 제철 음식으로는 추어탕, 무홍시채, 생강차, 호박죽, 햅쌀밥, 약밥, 토란, 고구마, 은행 등이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상강인 이날은 전국이 대체로 구름이 많겠으며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 20∼80㎜(북부는 100㎜ 이상), 경북 동해안 5∼20㎜, 울릉도·독도 10∼40㎜ 수준이다. 아침 기온은 9∼16도, 낮 최고기온은 15∼23도로, 전날보다 한결 포근하겠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좋음’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