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관광소비 100조 원, 방한 관광객 3천만 명'을 목표로 내세우며 관광대국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정연욱 의원(국민의힘)은 "한류는 전 세계를 움직이는데, 한국은 관광객의 지갑부터 막는다"며 정부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정 의원은 "관심은 한류가 끌어왔지만, 불편은 한국이 만들고 있다"며 "목표만 외칠 게 아니라 기본부터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가장 불편하다고 답한 항목은 △교통(19.7%) △음식(13.5%) △언어(13.3%) △방문지 정보(11.7%) 순이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한강에서 치킨 한 마리도 시켜 먹지 못하는 나라가 현실”이라며 “이건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 자체가 막히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가장 심각한 문제로는 '결제 시스템'을 지적했다. 전 세계 오프라인 결제의 74%가 비접촉식 결제(EMV) 방식이며, 영국·싱가포르·호주는 90% 이상 보급됐다. 반면 한국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애플페이·구글페이 결제가 매장에서 인식되지 않거나 오류가 잦은 점도 문제로 거론됐다.
정 의원은 "100조 원 소비를 말하면서 기본 결제도 안 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며 "이건 한류 이전의 문제, 시스템 자체의 낙후"라고 질타했다.
교통 문제 역시 반복되는 불만사항으로 지적됐다. 티머니 카드는 해외 신용카드로 충전이 불가능하고, 아이폰 이용자는 모바일 티머니를 사용할 수 없다. 지하철 무인발권기나 시외버스 예약시스템에서도 해외카드 결제 오류가 빈번하다.
정 의원은 "런던은 2012년, 뉴욕은 2019년부터 해외카드 한 장으로 지하철을 탈 수 있는데 한국은 아직 20년 전 방식에 묶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K-콘텐츠는 국경을 넘었지만, K-서비스는 국경 안에 갇혀 있다"며 "배달앱은 켜지지만 주문은 안 되고, 교통카드는 사도 충전을 못 한다. 이게 어떻게 관광 100조 시대냐"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관광공사가 할 일은 홍보 포스터를 만드는 게 아니라 시스템을 설계하는 일”이라며 “오고 싶고, 머물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나라가 되려면 한류보다 먼저 불편부터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