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는 옛말”…韓 기업 57%, 15년 새 中 기술에 따라잡혀

입력 2025-10-21 12: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韓 기술력, 中보다 앞선다던 응답 90%→31%
한국산 가격경쟁력도 뒤처져
제조기업 85% “동일사양 중국산 더 저렴”

▲"한국이 중국보다 기술경쟁력이 앞서 있다"는 응답 비중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한국이 중국보다 기술경쟁력이 앞서 있다"는 응답 비중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가격경쟁력을 무기 삼던 중국이 기술혁신을 거듭하며 양질의 제품으로 한국산 제조경쟁력을 빠르게 추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기업 370개사를 대상으로 ‘K-성장 시리즈(4) 한·중 산업경쟁력 인식 조사와 성장제언’을 실시한 결과, 중국 경쟁기업과의 기술경쟁력 수준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국내기업의 32.4%만이 ‘중국보다 기술경쟁력이 앞선다’고 답했다.

한-중 기업 간 기술경쟁력 차이가 없거나(45.4%), 오히려 중국이 앞선다(22.2%)는 응답이 상당수였다. 2010년 동일한 조사에서 ‘한국기업의 경쟁력이 중국보다 높다’는 기업은 89.6%였다. 15년 새 국내기업의 57% 가량이 중국 기술에 따라잡히거나 추월당했다는 얘기다.

중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은 압도적이었다. 한국제품의 상대적 단가 체감도를 물은 질문에 응답 기업의 84.6%가 “우리 제품이 중국산에 비해 비싸다”고 답했다. 이중 “중국산 제품이 국산보다 30% 이상 저렴하다”고 응답한 기업이 절반 이상(53%)을 차지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30% 이상 저렴한 중국산’이라는 응답은 디스플레이 업종에서 66.7%의 기업이 답했고 이외에도 제약·바이오(63.4%), 섬유·의류(61.7%)에서 나왔다.

실제로 세계무역기구(WTO) 산하기관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제공하는 트레이드 맵(Trade Map)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반도체 가격은 한국산의 65% 수준, 배터리는 73%, 철강은 87%, 섬유·의류는 7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강점으로 여겨온 제조 속도에서도 중국이 소폭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생산 속도와 중국 경쟁기업의 생산속도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중국이 빠르다”는 답변이 42.4%로 “한국이 빠르다”(35.4%)는 답변을 앞질렀다.

중국 산업의 성장이 3년 내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한국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감소할 것’이란 답변이 69.2%를 차지했다. ‘한국기업의 매출도 줄어들 것’이란 응답 비중도 69.2%로 나왔다.

▲"중국산 제품이 더 싸다"는 응답 비중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중국산 제품이 더 싸다"는 응답 비중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한·중 간 기술역전의 원인을 중국의 정부 주도 막대한 투자 지원과 유연한 규제에서 찾았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정부지원, 성장을 가로막는 폐쇄적 규제환경, 기업 성장에 따른 역진적 인센티브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중국은 1조8000억 달러 규모의 정부 주도 기금 등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붓는 반면, 한국은 세액공제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공제율이 낮아지는 역진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가전략기술 사업화 시설 투자세액공제는 중소기업 25%, 중견기업 15%, 대기업 15% 순이다. 일반 기술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는 25%, 8%, 2% 순서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배터리 등 대규모 자금이 수반되는 첨단산업에는 규모별 지원이 아닌 ‘혁신산업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한상의는 “지원형태도 나눠 먹기 식의 재정투입에서 벗어나 ‘성장형 프로젝트’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감 이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도 성장형 프로젝트나 성장형 기업에 더 많은 재원이 투입되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중구 상의회관 (이투데이DB)
▲서울 중구 상의회관 (이투데이DB)

투자지원의 주체도 산업 현장을 가장 잘 아는 기업 쪽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현행법상 한국의 지주회사는 100% 자기 자금으로만 투자해야 하는 구조 때문에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의 우수 기술을 내재화하기 어렵다”면서 “글로벌 기술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일반지주회사가 GP(운용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메가 샌드박스론도 제시했다. 중국은 우한시를 ‘지능형 커넥티트카 시범구’로 지정해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막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495,000
    • -0.88%
    • 이더리움
    • 4,725,000
    • -0.67%
    • 비트코인 캐시
    • 858,000
    • -2.39%
    • 리플
    • 3,116
    • -3.65%
    • 솔라나
    • 208,000
    • -2.48%
    • 에이다
    • 655
    • -2.53%
    • 트론
    • 427
    • +2.4%
    • 스텔라루멘
    • 376
    • -0.79%
    • 비트코인에스브이
    • 31,010
    • -1.27%
    • 체인링크
    • 21,230
    • -1.99%
    • 샌드박스
    • 222
    • -2.6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