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MPC 받으려면 중국산 비중 낮춰야
2026년 40%→2032년 15%까지
“한국산 음극재 수요 증가 현실화될 듯”

글로벌 배터리 업계의 ‘탈(脫)중국’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포스코퓨처엠이 반사 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미국의 중국산 견제가 심화되며 앞으로 수혜가 더 기대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2027년 10월부터 2031년 9월까지 4년간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6710억 원 규모의 배터리용 천연흑연 음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공시했다.
공급기간 4년이지만 여기에 추가 연장(6년)이 더해질 경우 최장 10년까지 증가할 수 있다. 이 경우 공급액 10년간 총 1조7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포스코퓨처엠이 2011년 음극재 사업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 장기 계약이다. 계약상대는 북미 전기자동차(EV) 업체다.
음극재는 이차전지 핵심 소재다. 현재 글로벌 천연흑연 시장에서 중국 비중은 83%, 구형 흑연 시장 내 비중은 99%로 절대적인 상황이다. 중국산 의존도가 워낙 높아 각국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체선을 찾는 상황에서, 포스코퓨처엠은 ‘비(非)중국’ 공급망을 완비한 거의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원료 조달부터 중간 소재 가공, 완제품 생산까지 자체 밸류체인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강점이다.
중국은 미국의 계속되는 관세 위협에 희토류에 이어 흑연을 포함한 배터리 소재와 기술까지 수출 통제에 나섰다. 관련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조치에 나서기 위해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연내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에서 비(非)중국산 음극재 수요가 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OEM)들은 그동안 미국 정부 규제로 양극재에서는 중국 소재를 거의 쓰지 못했지만 음극재, 전해질은 상황이 달랐다. 음극재는 공급자가 다양하지 않을 뿐더러, 시장 점유율 1~10위를 모두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동안 음극재는 중국산을 주로 써왔지만, 점차 비중국 공급망 마련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이번 계약은 포스코퓨처엠이 2027년부터 국내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인 아프리카산 천연 흑연 음극재를 ‘입도선매’한 성격이 강하다.
미국 규제도 앞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2026년부터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에 따른 AMPC(생산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PFE(금지외국기관) 부품 비중을 40% 이하로 맞춰야 한다. 중국 기업이 지분 25% 이상을 보유하면 '제한 대상 외국 기업(PFE)'으로 지정해 세액 공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음극재에 중국산 흑연을 사용하는 완성차·배터리 회사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PEF 부품 비중은 매년 5%씩 낮아져 2032년에는 15%까지 낮춰야 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음극재 시장은 중국계 BTR이 50% 이상 과점하고 있는 상태지만, 4분기를 시작으로 한국산 음극재 수요증가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