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일본, 러시아산 LNG 대체하라” 압박
EU도 수입 전면 금지 시점 앞당겨 검토

미국이 인도·중국·일본·유럽을 압박하며 러시아의 오일 머니 차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에 나선 가운데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을 근본적으로 끊기 위함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사들이는 데 불만이었는데, 오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비공개 대화에서 더 이상 러시아산 석유를 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건 큰 진전이다. 이제 중국도 그렇게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구입한다는 이유로 관세를 50%로 대폭 올렸는데 이날 언급은 자신의 압박이 통했다는 주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중국에 대해서도 견제구를 던져 주목된다.
러시아산 원유 최대 수입국은 인도이며 그다음은 중국이다. 양국은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서방의 제재를 받게 된 상황에서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이 떨어지자 수입량을 늘려왔다.
다만 트럼프는 인도가 언제까지 석유 수입을 줄일지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고, 미국이 이를 어떻게 감시하거나 집행할지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모디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즉시 멈출 수는 없겠지만 그 절차는 곧 마무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인도 기업들은 미국의 압박에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지속해왔다. 트럼프는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자금줄이라고 비판했고 모디 정부는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맞섰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으로 미국과 인도 간 외교·무역 갈등의 핵심 쟁점이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도 함께 커지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인 일본에도 러시아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줄이도록 요구할 뜻을 내비쳤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일본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줄여야 하는지’라는 질의에 “모든 나라가 러시아산 에너지 조달을 다른 곳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답해 일본 역시 예외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하는 모든 국가는 결국 우크라이나 침략 자금을 러시아에 제공하는 셈”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며 일본의 러시아산 LNG 수입 문제도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관측했다.
트럼프는 유럽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 차단을 압박해왔다. 이에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LNG 수입 전면 금지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